(서울=미래일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5일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해 "핵은 고립과 제재만을 가져올 뿐이며 그들이 조속히 깨어나 현실에 눈을 뜨기를 바란다"며 "(북한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에 서명하고 비준절차를 밟으라"고 요구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현인그룹회의'에 참석, 개회사에서 "평양은 이란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고 대화 테이블로 돌아오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윤 장관은 이어 "21세기 유일하게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이 CTBT를 서명·비준한다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강한 신호가 될 것"이라며 "우리로서는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구축이 상호추동적으로 작용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그러면서도 "북핵문제는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라며 "국제사회는 북한의 핵무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 윤 장관은 "CTBT의 발효를 위해 발효요건국 8개국에 대한 홍보, 내년 CTBT 서명 20주년 계기 발효촉진을 위한 고위급 특별회의 개최 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CTBT 현인그룹은 CTBT의 발효를 위한 세계 군축분야 저명인사들의 모임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제3차 회의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이틀간의 회의 결과를 반영해 26일 북한의 핵실험 금지와 CTBT 서명·비준 등을 촉구하는 '서울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한스 블릭스(Hans Blix) 전 IAEA 사무총장, 안젤라 케인(Angela Kane) 전 유엔 군축고위대표 등 현인그룹 위원들과 라시나 제르보(Lassina Zerbo)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인 CTBT는 1996년 각국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원자력 능력이 있는 44개국 중 미국, 중국, 이스라엘, 이란, 이집트,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 8개국이 아직 서명 또는 비준을 하지 않아 발효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외교부는 윤 장관의 이날 연설에 "한반도 분단 70주년이자 한국전쟁 65주년인 올해에 우리의 핵 비확산 정책을 널리 알리면서 북한의 핵 포기 촉구 등 한반도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고 국제적 지지 기반을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건섭 기자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