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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통일

틸러슨 "일본, 최우선 동맹…한국은 중요한 파트너" 발언 논란

한국이 미일 동맹의 하위 구조라는 인식…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은 처음
외교당국 "전체 맥락 보면 의미 부여할 게 아니라고 본다"...확대해석을 경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아시아 3국을 순방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외교사령탑'인 렉스 틸러슨(Rex Wayne Tillerson) 미국 국무장관이 일본과 우리나라에 대해 차등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또, 한국 방문 동안에 만찬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한미 간 혼선이 빚어지면서, 외교협력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18일(현지시간) 한·중·일 3개국 첫 순방에 홀로 동행한 미국 인터넷언론 '인디펜던트저널리뷰(IJR)' 인터뷰에서 "일본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our most important ally)", "한국은 동북아시아 안정과 관련해 마찬가지로 중요한 파트너(important partner)"라고 각각 언급해 배경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두 핵심 동맹에 대해 동맹과 파트너로 차등 표현한 것은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틸러슨 장관은 "경제 규모 때문에도 그렇고 안보ㆍ경제ㆍ안정 문제에 대한 관점에서도 그렇다"며 "새로운 것이 아니고 수십 년 동안 그래 왔다"고 일본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어 "일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과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관계는 우리 공동의 이해에 맞닿아 있다"며 "일본은 분명 (한·미·일) 삼자 관계에서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반면 틸러슨 장관은 한국에 대해선 안보분야의 '중요한 파트너(important partner)'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동북아시아 안정과 관련해 마찬가지로 중요한 파트너"라며 "우리 행정부가 초창기 한국과 관련해 주목한 것은 대부분 북한의 움직임에 대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은 인터뷰에서 미·일과 한·미 관계에서의 불균형이 없다고 했다. 전체 맥락을 보면 '동맹'이냐 '중요 파트너'이냐의 여부는 의미를 부여할 게 아니라고 본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실제 틸러슨 장관은 전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내외신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동맹은 한반도 그리고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이라면서 "우리는 계속 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 총리와 남은 임기 동안 협력할 것이고, 또 한국민들이 뽑을 차기 대통령과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틸러슨 장관이 쓴 표현의 차이에 대해 한국과 일본을 바라보는 트럼프 정부의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을 제기하고 있다.

같은 동맹이지만 한국보다는 일본을 더 중시하는 트럼프 정부의 '속내'가 은연중에 흘러나온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엄연히 동맹에 비해 파트너가 급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당국자들은 보통 우방에 대해 언급할 때 전략적 중요도에 따라 동맹-친구-파트너 순으로 언급한다.

물론 동맹에 대해서는 이 3가지 표현을 한꺼번에 쓰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처럼 두 동맹을 비교해 다른 표현을 쓰게 되면 불가피하게 '오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틸러슨 장관이 일본, 중국에서 외교장관 회담 후 만찬을 했던 것과 달리 한국에서만 만찬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차등 대우', '만찬 취소', '만찬 초청 없었다'는 등 개운치 않은 뒷말이 나오는 터라 더더욱 그런 상황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도 앞서 지난달 23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일본에 매우 불공정하다"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받는 나라로 일본만 거명했던 터라 이런 우려의 시각은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상외교 공백 상태인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에 뉴욕의 트럼프타워로 찾아가 발 빠르게 첫 회동을 한 데 이어 취임 직후인 지난달 초순 워싱턴 백악관과 플로리다 주(州) 마라라고로 이어지는 1차 미·일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돈독히 함으로써 그의 '귀'를 선점한 상태다.

트럼프의 귀를 선점한 효과가 아래 각료들에게까지 자연스럽게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만찬을 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틸러슨 장관은 해당 인터뷰에서 "한국 측이 만찬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의 피로 때문에 한국에서 만찬을 취소했고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한국 신문의 보도가 있었다는 질문에 그는 이같이 답한 뒤 "마지막 순간에 그들(한국) 입장에서 (만찬을 하지 않는 것이) 대중들에게 좋게 보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피곤해서 만찬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회담 당일인 지난 17일 정부가 설명한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당시 외교부 당국자는 "일정을 조율할 때 억지로 밥을 먹자고 하는 것은 좋은 방식은 아니다"라며 "우선 한국은 일본과 달리 상황이 엄중한 곳이고, 틸러슨 입장에서는 국무장관이 된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하는 것인데, 유니폼(주한미군) 입은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문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제안했는데 미국이 거절했다는 식으로 규정할 문제는 아니다. 서로의 처지를 봐가면서 편리하고 유연하게 하는 것"이라며 틸러슨 장관의 일정을 고려해 무리하게 밀어붙이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은 아예 한국 측에서 만찬 요청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 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틸러슨 장관은 "그건 아니고 그들이 설명을 그렇게 한 것일뿐"이라며 "무엇을 할지 말지는 초청하는 국가가 결정하는 것이다. 우리(미국 측)가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19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측은 틸러슨 장관이 국무장관으로서 첫 방한이라는 중요성과 한반도 정세의 엄중함을 감안하여 긴밀하게 일정을 조율했다"며 "만찬 일정과 관련해서는 의사소통의 혼선이 있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바, 필요하다면 향후 적절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한국 입장에서 미국과 같은 동맹 국가의 국무장관이, 그것도 취임 이후 처음으로 방한하는 일정에서 만찬을 준비하는 것은 일반적인 수순이다. 이에 실제 한국 정부가 만찬을 제안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 과정 중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과 중국 모두에서 만찬을 했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하지 않은 것을 두고 트럼프 정부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한국을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탄핵 정국을 맞고 있는 한국의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틸러슨 장관은 동북아 3국을 순방하면서 일본에서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한국에서는 17∼18일 이틀간 머물렀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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