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김정현 기자= 바른미래당이 3일 당 윤리위원회에서 '노인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하태경 최고위원에게 징계 절차를 착수하자 바른정당계에서 윤리위원장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하고 당권파에서는 이를 비판하는 등 '샅바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송태호 윤리위원장은 손학규 대표가 관련된 사안마다 편파적인 결정으로 윤리위원회의 생명인 공정성과 중립성, 독립성을 훼손했다"면서 송 윤리위원장의 불신임 요구서를 손 대표에게 전달했다.
오 원내대표는 "(송 위원장은) 윤리위원회를 정치보복과 반대파 제거 수단으로 전락시킴으로서 권위를 실추시켰다"며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당의 상황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리위원회 규정 제11조 제1항 및 당헌부칙 제3조3항에 따라 최고위원회의 제적 과반수인 최고위원 5인의 찬성으로 윤리위원장 불신임을 당대표에게 요구한다"며 " 당대표는 새로운 윤리위원장 후보를 최고위원회에 추천해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윤리위는 당대표를 비판한 하태경 최고위원에게는 징계절차에 회부한 반면 전 당대표인 유승민 의원을 향해 꼭두각시를 데리고 돌아가라며 막말한 이찬열 의원에게는 면제부를 줬다”며 “윤리위의 이같은 결정은 공정성과 형평성이 결여된 편파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윤리위원은 누구나 본인이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될 때 또는 포상, 징계와 관련되거나 심의대상자와 친족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경우에는 해당 안건의 심의에서 스스로 회피하여야 한다"면서 "손 대표와 상당한 친소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분들이 이번 윤리위원회 의결 과정에 스스로 회피를 선택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서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권은희 최고위원은 "손학규 대표는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송 위원장은 재단 이사장, 유승민 의원에게 ‘꼭두각시들을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고 발언 한 이찬열 의원은 이사”라며 “이런 관계를 볼 때 이번 윤리위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을 세웠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은 손 대표의 사당이 아니다"며 "공당으로서 제대로 된 당 운영, 공정한 윤리위원회 운영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당사자인 하태경 최고위원은 "반대 목소리 내는 사람 최고위에서 제거해서 최고위를 반대 목소리 없이 일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대파에 재갈을 물리는 방식의 편파적인 징계는 손 대표가 항상 말했던 민주주의에도 어긋나고 정치적 금도도 벗어난 것"이라고 반발했다.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 당의 최고위원이라 하면 당의 공식 기구가 잘 운영되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역할이지, 당의 공식 기구를 비하하고 무력화 시키는 말을 하는 것은 역할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들이 윤리위가 독립기구로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면서 스스로 독립성을 훼손하는 말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최고위원은 "지금 이 자리에서 송태호 위원장과 윤리위원들에게 '하태경을 징계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는 것"이라면서 "나에게 유리하면 잘하는 것이고, 불리하면 편 가르기 프레임을 씌워서 무력화시키는 것이 바로 구태정치의 대표적인 행태"라고 꼬집었다.
하태경 최고위원을 향해 문 최고위원은 "지금 할 일은 최고위에서 자신의 신상발언을 하는 것이 아니고, 윤리위에 가서 입장을 정확하게 소명하는 것이 정정당당하고, 최고위원으로서의 도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오신환 원내대표는 "문병호 최고위원께서 각 개별 최고위원들의 발언에 대해서 마지막 품평하듯이 지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윤리위 독립성이 훼손됐기 때문에 이 부분을 바로잡기 위해서 당헌당규가 부여한 최고위원들의 권한으로 불신임을 요구한 것"이라고 반격했다.
오 원내대표는 "윤리위원장과 윤리위원들에 대한 불신임 권한이 당헌·당규 상 최고위원들에게 부여돼 있다"며 "그것을 행사한 것이 무엇이 잘못인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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