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울=미래일보) 평양공동취재단/김정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들도 백두산으로 관광 올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민족의 영산(靈山)’ 백두산의 해발 2,749m 장군봉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들, 해외동포들 와서 백두산을 봐야지요.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라고 말하자 이같이 응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이날 오전 10시 10분경 케이블카를 타고 10분만인 10시 20분 천지에 도착했다. 두 정상 부부는 천지 주변을 산책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함께 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6시 39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평양 순안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우리측 수행원들도 북측 인사들과 악수를 하며 환송행사를 가졌다.
문 대통령 부부는 북측 군의 호위를 받으며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으며 오전 7시27분 공군 2호기를 타고 출발, 오전 8시20분 삼지연 공항에 도착했다. 삼지연 공항에서는 먼저 도착해 있던 김정은 위원장 부부가 영접했다. 공식·특별수행원도 백두산 방문에 동행했다.
문 대통령 부부와 김 위원장 부부는 자동차를 타고 백두산 천지가 내려다보이는 장군봉에 도착했다. 이때 김여정 제1부부장 등 북측 주요인사는 장군봉에 먼저 도착해 있었다.
장군봉 정상에는 의자 4개와 티테이블이 배치돼 있었으며 남북 정상 내외는 곧바로 천지가 내려다 보이는 위치로 이동해 담소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 중국 쪽에서는 천지를 못내려가지만 우리는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국무위원장에게 "국경이 어디입니까"라며 묻자, 그는 "(왼쪽부터 오른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백두산에는 사계절이 다 있습니다"고 말했다.
리설주 여사 역시 "7,8월이 제일 (관광하기)좋습니다. 만병초가 만발합니다"고 전했다.
리설주 여사는 이어 "천지의 수심은 325m이며, 백두산에 전설이 있는데,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설과 아흐나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 목욕을 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오늘은 또 두분께서 오셔서 또다른 전설이 생겼습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꽃보다는 해돋이가 장관"이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 이렇게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릅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천지에 새 역사의 모습을 담가서, 백두산 천지의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천지 물에 다 담가서 앞으로 북남 간의 새로운 역사를 또 써 나가야겠다"고 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이번에 제가 오면서 새로운 역사를 좀 썼지요.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도 다하고~"라면서 " 한창 백두산 붐이 있어서 우리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갔다. 지금도 많이 가고 있지만,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나는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 그렇게 다짐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더니 멀어졌어요. 그래서 영 못 오르나 했었는데 소원이 이뤄졌다"고 화답했다.
리설주 여사는 "우리나라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하자 "김정숙 여사는 "한라산 물 갖고 왔어요.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겁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천지에 내려가 물병에 물을 담았다.
이번 백두산 동반 방문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한 뒤 김 위원장이 제안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서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등반을 마치면 삼지연공항에서 바로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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