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서울과 워싱턴에서 연일 초대형 한반도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2일 북한을 방문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왕이 국무위원이 중국시간 오전 9시쯤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평양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앞서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왕이 국무위원이 내달 2일부터 3일까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으로 방북한다"고 발표했다.
왕이 국무위원과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달 3일 베이징에 만난 데 이어 한 달 만에 평양에서 다시 회동하게 됐다.
이번 방문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왕이 국무위원은 3일까지 평양에 머무는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왕이 국무위원은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한 측의 설명을 듣고 북미정상회담에서 논의될 비핵화·평화체제 등의 문제와 관련해 북한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왕이 국무위원은 또 북한을 상대로 중국을 포함하는 4자회담 개최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은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에서 종전에 이어 정전협정에서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남북한과 미국 3자 또는 중국이 포함되는 4자 회담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왕이 국무위원의 이번 방북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남북한과 미국뿐만 아니라 정전협정 당사국인 중국도 빠져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또 이번 방북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답방도 자세히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국무위원은 지난달 3일 베이징 회동에서도 리용호 외무상에게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실현을 추진하고 한반도 평화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리 외무상은 "한반도 관련 문제에 대해 중국과 밀접한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앞서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이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발표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과 관련해 "적극적인 성과를 얻었다. 축하와 환영을 표시한다. 유관 당사국이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힘을 모아 추진하길 희망한다. 중국은 이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계속 발휘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회동한 자리에서 평양 방문에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고 중국 매체들은 북미정상회담 직후 시 주석의 방북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큰 성과가 나올 경우 시진핑 주석이 북한뿐만 아니라 남북한을 동시 답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왕이 국무위원은 이번 평양 방문에서 중국의 대북제재 강화에 따른 북중 경제·무역 관계 경색을 풀기 위한 논의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일정도 논의될 전망이다.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