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인생은 쉼 없이 달려가는 마침표의 연속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며 다시 길을 이어가는 쉼표의 축적이다. 교단에서 교육자로 한평생을 보낸 이정희 수필가는 정년퇴임 후 문학이라는 또 다른 교실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다섯 번째 수필집 <찻잔에 담긴 쉼표 하나>는 인생의 속도를 늦추고 차 한 잔의 여백 속에서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따뜻한 문학의 선물이다. 중등학교 교장 출신인 이정희 수필가가 다섯 번째 수필집 <찻잔에 담긴 쉼표 하나>(계간문예수필선 132)를 출간했다. 교육 현장에서 평생을 보낸 뒤 문학의 길로 들어선 작가는 이번 작품집을 통해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쉼의 미학'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교육자에서 종합문인으로, 끊임없는 문학의 여정 충남 공주 출생인 이정희 작가는 공주사범대학 가정과와 순천향대학교 대학원(교육행정 전공)을 졸업한 뒤 교육 현장에서 평생을 헌신했다. 2010년 2월 중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했으며, 같은 해 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퇴임 이후 그는 인생의 쉼표를 마침표로 남겨두지 않았다. 오히려 문학이라는 새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삶은 누구에게나 한 번뿐인 순례길이다. 누구는 산을 넘고, 누구는 강을 건너며, 또 누구는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을 통해 자신의 길을 완성해 간다. 신영옥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순례길에서 만나다>(그린아이)를 펴냈다. 그린아이 시선 023번째 권으로 출간된 이번 시집은 '순례'를 삶의 은유로 삼아 자연과 인간, 역사와 신앙, 그리고 일상의 성찰을 따뜻한 언어로 담아낸 작품집이다. 시집에는 모두 6부, 90여 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봄의 생명력에서 시작해 사랑과 계절, 여행과 역사, 가족과 신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삶의 풍경을 담담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시인은 길 위에서 만난 자연을 노래하면서도 결국 사람을 이야기하고, 풍경을 묘사하면서도 삶의 본질을 성찰한다. 제1부 '벙긋 피어나라, 봄'에서는 '입춘', '삼월의 순례길', '생명나무'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노래한다. 자연의 작은 변화 속에서 생명의 질서와 인간의 삶을 읽어내는 시인의 시선이 돋보인다. 제2부 '사랑을 위하여'에서는 산수유와 백목련, 능소화, 넝쿨장미, 무궁화 등 꽃과 나무를 소재로 사랑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그려낸다. 식물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세상에는 눈으로만 다녀오는 여행이 있고, 삶을 바꾸는 여행이 있다. 시인은 길을 떠나 풍경을 만나는 사람이 아니다. 풍경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을 다시 만나는 사람이다. 한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다나킬사막 검은 숨>(심상)은 후자에 속한다. 에티오피아 다나킬사막에서 나미비아, 오카방고 델타, 하롱베이와 타지마할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을 누빈 여정은 단순한 기행이 아니라 존재를 성찰하는 시적 순례가 된다. 여행은 목적이 아니라 사유가 되고, 사막은 배경이 아니라 인간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 시집은 풍경을 기록한 여행시집이 아니라, 풍경 속에서 다시 자신을 발견한 한 시인의 내면 일기이며, 여행문학과 서정시가 아름답게 융합된 한 편의 문학적 순례기다. 풍경은 시가 되고, 시는 다시 길이 되었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낯선 길 위에서 잊었던 나를 다시 만났다. 풍경은 시가 되었고, 시는 다시 길이 되었다." 이 한 문장이 이번 시집의 미학을 모두 설명한다. 오늘날 여행은 흔하다. 그러나 풍경을 자신의 내면으로 끌어들여 시로 승화시키는 일은 흔하지 않다. 한경 시인의 여행은 관광이 아니다. 그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는 언어를 넘어 마음을 잇는다. 한국어와 영어를 나란히 실은 전민 시인의 제14 한영시집 <Lights of Love(사랑의 빛)>(도서출판 시아북)은 인간과 사랑, 시간과 생명,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한국과 세계를 잇는 시적 교량이다. 삶을 성찰하는 철학적 시편들과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 해설이 함께 수록되어 한 권의 시집이면서 동시에 한 편의 문학 강의처럼 읽힌다. 사랑은 영혼을 뽑아 빛을 만든다 표제작 '사랑의 빛'에서 시인은 누에가 자신의 몸을 뽑아 비단을 만들듯, 사랑은 영혼을 뽑아 진실한 나눔을 만든다고 노래한다. "누에는 제 몸을 뽑아 껍질로 비단을 짜지만 사랑은 영혼을 뽑아 진실로 자선을 베푼다." 이 네 줄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희생이며, 베풂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빛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간과 인생을 노래하는 시인 전민 시인의 시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화두는 '시간'이다. '인생론'에서는 "인생은 용돈"이라는 단 한 줄로 인생의 유한함을 압축한다. 또 '시간은행'에서는 시간을 저축하고 대출할 수 있다면 생명이 위급한 사람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쟁과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울고 있는 아이들을 향한 다정한 위로를 담은 동시집이 독자들을 찾아왔다. 도서출판 피스가든은 신새별 시인의 신작 동시집 <울고 있는 아기는 누가 달래주나>를 출간했다. 열린아동문학상과 한국아동문예상 등을 수상하며 맑고 깊은 동시 세계를 구축해 온 신새별 시인이 15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작품집은, 전쟁과 폭력으로 상처 입은 어린 생명들에게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문학적 위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분쟁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무력 충돌은 이제 어린이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현실이 됐다.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참혹한 장면들은 아이들의 일상에도 깊은 흔적을 남긴다. <울고 있는 아기는 누가 달래주나>는 이러한 시대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노래한다. 이번 시집은 도서출판 피스가든이 새롭게 선보이는 '피스가든 동시문학' 시리즈의 첫 권으로 더욱 의미를 더한다. 시인은 "약한 사람도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은 우리 어린이들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시가 폭력의 시대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좋은 수필은 삶을 설명하지 않는다. 삶을 오래 바라보게 한다. 원준연 수필가의 다섯 번째 수필선집 <피아노 건반처럼>(교음사)은 우리 곁의 평범한 일상과 지나쳐 버리기 쉬운 기억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길어 올린 책이다. 농학자이자 교육자, 그리고 수필가로 살아온 저자의 깊은 사유는 사소한 경험을 삶의 철학으로 확장시키며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등단 20주년을 앞두고 지난 2024년 펴낸 이번 수필집에는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문학의 가장 큰 역할이라는 그의 문학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필은 삶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는 문학이다. 거창한 사건보다 사소한 일상에서 인간의 본질을 발견하고, 화려한 수사보다 담백한 언어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원준연 수필가의 이번 <피아노 건반처럼>은 바로 그런 수필 본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일깨우는 책이다. 더욱이 이 작품집은 한국 수필문학의 원로인 고(故) 원종린 수필가의 문학적 유산을 자연스럽게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삶을 연주하는 검은 건반과 흰 건반 <피아노 건반처럼>이라는 제목부터 많은 것을 암시한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평화는 거창한 선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시작된다." 지난 7월 4일부터 11일까지 콜롬비아 메데인(현지 시간)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문학축제로 손꼽히는 제36회 메데인 국제시축제(Medellín International Poetry Festival)에 참가한 베트남·호주 출신 시인이자 작가 보 티 느 마이(Võ Thị Như Mai)가 축제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문화예술계가 주목해야 할 메데인의 성공 모델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최근 발표한 특별기고문 '세계가 메데인 국제시축제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What the World Can Learn from the 36th Medellín International Poetry Festival)'에서 이번 축제가 단순한 문학행사를 넘어 공동체와 교육, 문화외교, 평화를 연결하는 살아있는 문화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시는 모든 사람의 것이다" 보 티 느 마이 시인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시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나라에서 문학행사는 공연장이나 대학 강당 등 제한된 공간에서 열리는 경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숲은 이제 단순한 자연경관이 아니라 생태와 문화, 치유와 공존의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산림문학의 정체성과 미래를 모색하는 뜻깊은 학술행사와 기념식이 마련됐다.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는 8일 서울 국립산림과학원 국제회의실에서 창립 26주년 기념 제1회 산림문학 심포지엄과 제5회 '산림문학인의 날'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조영희 산림청 산림복지교육국장, 김용관 국립산림과학원장, 전진표 한국임우연합 회장, 고기연 한국산불학회 회장, 김호운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이승복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권대근 한국문학세계화위원회 위원장, 김국회 한국숲해설가협회 상임대표 등 산림과 문학, 학계를 대표하는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해 산림문학의 새로운 도약을 함께 축하했다. "산림문학이란 무엇인가"… 첫 심포지엄 개최 행사 1부에서는 이서연 부이사장의 사회로 '산림문학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제1회 산림문학 심포지엄이 열렸다. 김선길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창립 26주년을 맞아 숲과 문학이 함께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아흔을 넘긴 시인의 시선은 오히려 더 푸르다. 삶의 끝자락을 노래하기보다 다시 시작되는 생명의 시간을 바라본다. 김보환 시조시인의 네 번째 시조선집 <나목에도 꽃이 피네>(명성서림)는 한 사람의 생애가 빚어낸 연륜과 우리 전통 정형시의 품격이 만나 완성된 결실이다. 자연과 인간, 조국과 가족, 그리고 세월을 향한 따뜻한 성찰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과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1935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난 김보환 시인은 청송의병장 김진구 선생의 증손으로 나라 사랑의 정신을 이어받았다. 육군 공병학교 교관을 거쳐 서울시 영등포정수사업소장과 동대문구청 건설교통국장(부이사관)을 역임하며 평생 공직자로 봉사했고, 대통령 표창과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인생 후반부에 본격적으로 문학의 길에 들어선 그는 2013년 <한국문학정신> 신인문학상을 시작으로 시와 시조를 넘나들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 왔다. 제2회 한하운문학상 시조 부문 최우수상, 세계문학상 시조 부문 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현대시조 번역선집에도 작품이 수록되어 한국 시조의 세계화에도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그의 문학은 늦게 시작했지만 결코 늦지 않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문학 창작과 독서문화의 공공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속 가능한 문학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정책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특히 공공도서관 대출 데이터를 활용한 문학창작 지원과 공공대출보상권(Public Lending Right·PLR) 제도 도입이 창작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문학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 대안으로 제시되며 관심을 모았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사)문화강국네트워크가 공동 주최하고 책읽는사회문화재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회의가 공동 주관한 '인공지능 시대의 독서와 공공시스템 기반 문학지원 방안' 정책토론회가 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문학 창작과 출판, 독서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창작자의 권익 보호와 국민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공공정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안찬수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사무총장, 방현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이은란 문학평론가, 김호운 (사)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장은영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신남희 전 중랑구립정보도서관장,
(서울·하노이=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 나라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그 나라의 역사와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일이다. 베트남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국민시인 후우 틴(Hữu Thỉnh) 시인의 시는 전쟁과 평화, 자연과 인간, 사랑과 공존을 가장 담백한 언어로 노래한다. 총성과 폐허를 지나온 한 민족의 기억은 그의 시 속에서 땅이 되고, 물이 되고, 풀이 되며, 끝없이 출렁이는 바다가 된다. 이번에 소개하는 후우 틴 시인의 '묻다(Hỏi)'는 인간의 공존을 향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대표작이며, '바다에서 쓴 시(Thơ ở biển)'는 전쟁 이후 더욱 절실해진 사랑과 존재의 의미를 노래한 베트남 현대시의 걸작이다. 두 작품은 서로 다른 주제를 담고 있지만, 결국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후우 틴 시인의 시 작폼 한국어 번역은 베트남의 레땅환(Lê Đăng Hoan) 박사(베트남 한국학자·문학번역가), 작품 해설은 본지 편집국장 장건섭 시인이 맡았다. 묻다(Hỏi) - 후우 틴(Hữu Thỉnh) 나는 땅에게 물었다. "땅은 땅과 어떻게 살아가는가?" 땅이 대답했다. "우리는 서로를 받쳐 더 높이 세워 준다." 나는 물에게
(충남 보령=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충남 보령시 미산면은 겉으로는 평범한 산골마을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쉽게 만날 수 없는 두 개의 거대한 문화 프로젝트가 30여 년 동안 묵묵히 이어져 왔다. 하나는 아미산 자락 산암사에서 약사여래의 자비를 돌에 새겨온 석굴암 불사(佛事)이고, 다른 하나는 봉성리에서 마을 전체를 문학으로 가꾸며 돌마다 시를 새겨온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이다. 한쪽은 부처를 모셨고, 다른 한쪽은 사람의 삶을 기록했다. 하나는 불심으로 이어진 원력이었고, 다른 하나는 문학으로 이어진 사랑이었다. 오늘의 미산면은 이 두 개의 30년 원력이 만나 수행과 문학, 자연과 예술이 하나 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 아미산(峨嵋山), 천년의 영산이 품은 이름… 이름에도 깃든 신령한 산 충남 보령시 미산면은 산과 물, 역사와 문학, 불교문화가 한곳에 어우러진 보기 드문 문화권이다. 이곳에는 아미산의 천년 신앙과 산암사 석굴암, 수몰의 기억을 간직한 보령댐, 그리고 전국 최대 규모의 문학공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이 서로 이어지며 새로운 문화관광축을 형성하고 있다. 보령시 미산면과 부여군 외산면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이 인류 공동의 과제로 떠오른 시대. 문학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는 그 질문에 가장 아름다운 방식으로 답했다. 시를 쓰는 손으로 나무를 심고, 숲을 가꾸는 마음으로 문학을 엮었다. 그 결실이 바로 문학인 나무심기 기념문집 제6권 <나무, 그 언어의 무늬>(문학의 숲)이다. 이번 문집은 단순한 동인지가 아니다. 2050 탄소중립 실현을 향한 문학인의 실천 선언이자, 자연과 인간,= 숲과 문학, 그리고 남북의 평화를 함께 품은 시대의 기록이다. 제81회 식목일, 문학인들이 심은 것은 나무만이 아니었다 지난 식목일, 경기도 파주 임진강변 남북산림교류센터. 전국에서 모인 문인들은 삽을 들고 나라꽃 무궁화를 심었다. 겉으로는 한 그루의 나무였지만, 그 속에는 훨씬 큰 의미가 담겨 있었다.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이 함께 숲을 이루기를 바라는 염원. 2050 탄소중립을 향한 실천. 그리고 문학이 사회적 책임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이었다. 그날 심어진 무궁화는 단순한 식목 행사가 아니라 문학인의 양심이자 미래 세대에게 보내는 희망의 편지였다. <나무, 그 언어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좋은 시는 세상을 설명하기보다 한 사람의 삶을 끝까지 증언한다. 그리고 그 증언이 진실할수록 개인의 이야기는 시대의 이야기가 된다. 강경호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무화과나무 그늘 아래에서 울다>는 바로 그러한 증언의 기록이다. 첫 시집을 펴낸 지 40년, 다섯 번째 시집 이후 10년의 침묵 끝에 세상에 나온 이번 시집은, 한 시인이 자신의 삶과 죽음, 가족과 신앙, 예술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를 끝까지 응시하며 써 내려간 참회의 기록이자 성찰의 연대기이다. 그의 시는 울음을 말하지만 절망에 머물지 않고, 상처를 말하지만 결국 그 상처를 타인을 위한 그늘로 변화시키는 인간 정신의 깊이를 보여준다. ◇ 삶은 결국 하나의 무화과나무 아래로 돌아온다 강경호의 시를 읽으면 먼저 느껴지는 것은 '늦게 도착한 언어'라는 인상이다. 젊은 날의 열정과 화려한 수사를 지나 충분히 늙고 충분히 아파본 사람이 선택하는 언어들이다. 그의 시에는 불필요한 장식이 거의 없다. 그러나 절제된 문장 사이에는 오히려 더욱 깊은 침묵과 울림이 존재한다.이번 시집 역시 그렇다. 표제작 '무화과나무 그늘 아래에서 울다'를 비롯하여 '독사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의 영혼을 일깨우는 등불이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확산과 디지털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문학은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다. "문학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하나의 응답으로 한국현대문학비전포럼이 대표작 선집 <비전-문학27>(도서출판 도화)을 출간했다. 이번 선집은 시·시조·소설·민조시·희곡·평론·수필·아동문학 등 각 장르를 대표하는 문인 16명이 참여해 한국문학의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작품들을 한데 엮었다. 특히 참여 문인 대부분이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의 차기 지도부를 이끌 주요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선집은 단순한 작품집을 넘어 한국문학의 새로운 비전과 문단의 책임을 함께 모색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진(眞)·선(善)·미(美)'를 향한 문학정신의 선언 발간사 '진(眞)·선(善)·미(美)를 향한 문학의 길'은 이번 선집의 방향을 압축한다. 포럼은 문학을 종교나 철학, 도덕의 하위 개념이 아닌 인간 정신의 자유로운 창조 행위로 규정하며, 진실을 탐구하고 선함을 지향하며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것이 문학의 본질이라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