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세상에는 눈으로만 다녀오는 여행이 있고, 삶을 바꾸는 여행이 있다. 시인은 길을 떠나 풍경을 만나는 사람이 아니다. 풍경을 통해 잃어버린 자신을 다시 만나는 사람이다. 한경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다나킬사막 검은 숨>(심상)은 후자에 속한다. 에티오피아 다나킬사막에서 나미비아, 오카방고 델타, 하롱베이와 타지마할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을 누빈 여정은 단순한 기행이 아니라 존재를 성찰하는 시적 순례가 된다. 여행은 목적이 아니라 사유가 되고, 사막은 배경이 아니라 인간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 시집은 풍경을 기록한 여행시집이 아니라, 풍경 속에서 다시 자신을 발견한 한 시인의 내면 일기이며, 여행문학과 서정시가 아름답게 융합된 한 편의 문학적 순례기다. 풍경은 시가 되고, 시는 다시 길이 되었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낯선 길 위에서 잊었던 나를 다시 만났다. 풍경은 시가 되었고, 시는 다시 길이 되었다." 이 한 문장이 이번 시집의 미학을 모두 설명한다. 오늘날 여행은 흔하다. 그러나 풍경을 자신의 내면으로 끌어들여 시로 승화시키는 일은 흔하지 않다. 한경 시인의 여행은 관광이 아니다. 그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인과 화가, 시낭송가, 예술치유사로 활동해 온 김하리 작가가 시와 그림을 하나의 호흡으로 엮어낸 열다섯 번째 시화집 <숨숨숨>을 펴냈다. 시 40편과 그림 43점으로 구성된 이번 시화집은 '생명', '관계', '영원'이라는 세 개의 숨을 따라 삶과 예술의 본질을 탐색하며, 예술이 곧 살아 있는 숨결임을 보여준다. <숨숨숨>은 단순한 시화집이 아니다. 시와 그림이 서로를 설명하는 관계를 넘어 하나의 생명으로 호흡하는 예술 작품이다. 김하리 작가는 사물과 인물을 시로 표현하고, 그 감정의 결을 색채로 옮겨내며 언어와 이미지가 만나는 새로운 감성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이번 시화집은 '숨.1-생명(탄생)', '숨.2-관계(인연)', '숨.3-영원' 등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장은 살아 있는 존재들의 시작과 만남, 그리고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과 사랑을 노래한다. 작가는 화려한 수사보다 단순함 속에서 본질을 찾는다. 꾸미지 않은 언어와 자연스러운 색채는 일상의 풍경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작은 사물 하나, 스쳐 지나가는 인연 하나에도 생명의 떨림을 발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는 언어를 넘어 마음을 잇는다. 한국어와 영어를 나란히 실은 전민 시인의 제14 한영시집 <Lights of Love(사랑의 빛)>(도서출판 시아북)은 인간과 사랑, 시간과 생명, 민주주의와 평화, 그리고 한국과 세계를 잇는 시적 교량이다. 삶을 성찰하는 철학적 시편들과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작품 해설이 함께 수록되어 한 권의 시집이면서 동시에 한 편의 문학 강의처럼 읽힌다. 사랑은 영혼을 뽑아 빛을 만든다 표제작 '사랑의 빛'에서 시인은 누에가 자신의 몸을 뽑아 비단을 만들듯, 사랑은 영혼을 뽑아 진실한 나눔을 만든다고 노래한다. "누에는 제 몸을 뽑아 껍질로 비단을 짜지만 사랑은 영혼을 뽑아 진실로 자선을 베푼다." 이 네 줄은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정신이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희생이며, 베풂이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빛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시간과 인생을 노래하는 시인 전민 시인의 시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화두는 '시간'이다. '인생론'에서는 "인생은 용돈"이라는 단 한 줄로 인생의 유한함을 압축한다. 또 '시간은행'에서는 시간을 저축하고 대출할 수 있다면 생명이 위급한 사람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는 눈으로 읽는 예술이고, 그림은 마음으로 읽는 언어다. 시그림(詩畵)은 이 두 세계가 한 화면에서 만나 서로의 빈자리를 채우며 새로운 감동을 빚어내는 융합예술이다. 언어가 색채를 입고, 색채가 시적 사유를 품는 순간 작품은 단순한 시도, 그림도 아닌 또 하나의 예술로 다시 태어난다. '2026 한국시그림작가협회 창립기념전'은 이러한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을 선보이며 문학과 미술이 함께 걸어갈 미래를 제시하는 뜻깊은 출발점이 되고 있다. 오는 8월 2일부터 8일까지 경주 더케이호텔 경주 갤러리에서는 '2026 한국시그림작가협회(KPPA) 창립기념전시회'가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시그림작가협회(대표 이령 시인) 창립을 기념하는 첫 회원전으로, 시인이자 화가로 활동하는 열두 명의 작가들이 시와 회화가 어우러진 '시그림(詩畵)'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이령, 김균탁, 한영재, 백금옥, 손옥희, 김의상, 전선용, 김영탁, 노승춘, 이영식, 정한용 등으로, 각자의 문학적 사유와 회화적 감성을 하나의 화면에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새로운 예술세계를 펼쳐 보인다. 언어와 이미지가 만나는 새로운 예술 '시그림' 시그림(詩畵·Poem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바로크 음악의 깊은 영성과 현대 음악의 따뜻한 감성이 한 무대에서 만난다. 오는 7월 1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 챔버홀에서 소프라노 양귀비와 메조소프라노 김미영이 함께하는 듀오 리사이틀 'BAROQUE'가 열린다. 이번 공연은 바로크 시대의 대표 걸작과 현대인의 삶에 친숙한 명곡들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 시대를 초월하는 음악의 아름다움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무대다. '혁신: 경계를 노래하다(Innovation: Where Imperfection Becomes Radiance)'라는 부제처럼, 서로 다른 시대와 장르를 연결하며 음악이 지닌 본질적인 감동을 새롭게 조명한다. 공연의 중심에는 조반니 바티스타 페르골레시(Giovanni Battista Pergolesi)의 불후의 명작 가 자리한다. 십자가 아래 선 성모 마리아의 슬픔과 인간 구원의 의미를 담아낸 이 작품은 바로크 종교음악의 정수로 평가받으며,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의 섬세한 호흡과 깊이 있는 해석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이다. 양귀비와 김미영은 오랜 무대 경험과 탄탄한 음악성을 바탕으로 작품이 품고 있는 영성과 인간적 울림을 깊이 있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쟁과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시대, 울고 있는 아이들을 향한 다정한 위로를 담은 동시집이 독자들을 찾아왔다. 도서출판 피스가든은 신새별 시인의 신작 동시집 <울고 있는 아기는 누가 달래주나>를 출간했다. 열린아동문학상과 한국아동문예상 등을 수상하며 맑고 깊은 동시 세계를 구축해 온 신새별 시인이 15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작품집은, 전쟁과 폭력으로 상처 입은 어린 생명들에게 보내는 평화의 메시지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건네는 문학적 위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분쟁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무력 충돌은 이제 어린이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현실이 됐다. 미디어를 통해 전해지는 참혹한 장면들은 아이들의 일상에도 깊은 흔적을 남긴다. <울고 있는 아기는 누가 달래주나>는 이러한 시대적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노래한다. 이번 시집은 도서출판 피스가든이 새롭게 선보이는 '피스가든 동시문학' 시리즈의 첫 권으로 더욱 의미를 더한다. 시인은 "약한 사람도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은 우리 어린이들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시가 폭력의 시대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좋은 수필은 삶을 설명하지 않는다. 삶을 오래 바라보게 한다. 원준연 수필가의 다섯 번째 수필선집 <피아노 건반처럼>(교음사)은 우리 곁의 평범한 일상과 지나쳐 버리기 쉬운 기억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길어 올린 책이다. 농학자이자 교육자, 그리고 수필가로 살아온 저자의 깊은 사유는 사소한 경험을 삶의 철학으로 확장시키며 독자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등단 20주년을 앞두고 지난 2024년 펴낸 이번 수필집에는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야말로 문학의 가장 큰 역할이라는 그의 문학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필은 삶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는 문학이다. 거창한 사건보다 사소한 일상에서 인간의 본질을 발견하고, 화려한 수사보다 담백한 언어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원준연 수필가의 이번 <피아노 건반처럼>은 바로 그런 수필 본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일깨우는 책이다. 더욱이 이 작품집은 한국 수필문학의 원로인 고(故) 원종린 수필가의 문학적 유산을 자연스럽게 계승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다. 삶을 연주하는 검은 건반과 흰 건반 <피아노 건반처럼>이라는 제목부터 많은 것을 암시한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평화는 거창한 선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순간 시작된다." 지난 7월 4일부터 11일까지 콜롬비아 메데인(현지 시간)에서 개최된 세계적인 문학축제로 손꼽히는 제36회 메데인 국제시축제(Medellín International Poetry Festival)에 참가한 베트남·호주 출신 시인이자 작가 보 티 느 마이(Võ Thị Như Mai)가 축제 참가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문화예술계가 주목해야 할 메데인의 성공 모델을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최근 발표한 특별기고문 '세계가 메데인 국제시축제로부터 배워야 할 것들(What the World Can Learn from the 36th Medellín International Poetry Festival)'에서 이번 축제가 단순한 문학행사를 넘어 공동체와 교육, 문화외교, 평화를 연결하는 살아있는 문화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시는 모든 사람의 것이다" 보 티 느 마이 시인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시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의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나라에서 문학행사는 공연장이나 대학 강당 등 제한된 공간에서 열리는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