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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김운향 시인의 '항아리'

항아리의 특성을 인간에 비유하여 불교의 진리인 무상을 표현


항아리


- 김운향(金雲香) 시인

머리에 달을 이고
아니 오신 듯, 다녀가소서.
산사의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 울리거든
바람결에 그 님이 스쳐갔다 여기시라기에
천봉당 태흘탑 아래서 합장하노라니
노오란 옷을 입은 소년이 나타나
운무 드리워진 능선을 가리키네.
마음 한 곳을 비우고
몸 한 곳도 열어두기를.
귀한 인연으로 빚어진 삶인데
알몸으로 와서 조각조각 깨질 때까지
골고루 채우고 비워보기를.
큰 바위 속에서 흘러넘치는 감로수로
청정심 되어 시나브로 비우리라하니
새로운 법열이 새록새록 밀려드네.

■ 자작시 해설 & 시작노트
항아리는 의인화된 존재다. 인간의 인격과 정서를 간직한 항아리가 실제의 인간에게 전하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달은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가르침인 무상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런 달을 머리에 이는 행위는 삶이 무상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말하고 있다. 무상한 삶에서는 오고 감도 '아니 오신 듯, 다녀가는' 것이 된다.

산사의 풍경소리는 머무는 곳도 없이 허허로운 바람에 의하여 울리는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할 수 있다. 사찰의 4물인 법고, 범종, 운판, 목어가 내는 소리는 인간을 비롯한 뭇 생명에게 들려주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들을 울려야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금강경에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主而生其心)이란 말은 머무는 곳이 없는 마음을 내라는 말씀인데 머무는 곳이 없는 마음을 가진 것이 바로 바람이다. 이 바람이 풍경을 울리거든 풍경을 울리는 그 바람결에 그 임이 스쳐갔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무상에서 보면 임도 바람처럼 지나가는 것일 뿐이다.

이러한 무상의 마음으로 천봉당 태흘탑¹) 아래에서 합장을 하고 바람처럼 머무는 곳이 없는 마음을 가지게 하여 달라고 기도를 하니 노란 옷을 입은 소년이 나타나 운무 드린 능선을 가리킨다. 노란 옷은 절대 권력자인 황제의 옷이다. 이러한 옷을 입은 소년이 기도 중에 홀연히 나타나 진정한 삶은 세상의 것에 집착함이 없이 자연을 벗 삼아 무상을 실천하는 삶이라고 가르쳐 준다.

의인화된 항아리는 윗부분이 열려 있으니 늘 마음 한 곳을 비우고 있으며 동시에 몸 한구석을 열어두고 있다. 따라서 항아리는 그 용도를 다할 때까지 한편으로는 불교의 진리인 무상을 받아들여 안을 채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 무상마저도 열린 곳으로 비워 무(無)의 상태를 유지한다. 사바세계의 번뇌를 제거하는 감로수로 항아리를 채우니 시나브로 세상의 시름은 사라지고 부처님의 법열만이 항아리 속에 감돈다.

이 시는 항아리의 특성을 인간에 비유하여 불교의 진리인 무상을 말하고 있다.

¹) 천봉당 태을탑(天峰堂泰屹塔)은 경기도 의정부시 망월사(望月寺) 경내에 있는 경기도문화재자료 제66호다. 이 탑은 조선시대 고승인 천봉당 태흘(1710~1793)의 사리를 봉안한 것이다.

■ 김운향(金雲香) 시인
문학박사(고려대학교)이며,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이다.
1987년 '表現' 誌 시부문, '月刊文學' 평론부문으로 등단했다.
문단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종로문학상 수상(2018), 한국농민문학상(2021)을 수상했다.
시집 '구름의 라노비아'(1999), 소설집 '바보별이 뜨다'(2009) 외 다수가 있으며,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위원, (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사)현대시인협회 대외협력 위원장, 한국교수작가회 이사, 한글문학 편집위원 등을 맡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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