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 인구절벽과 초고령사회가 가속화되면서 국내 각 문학단체 역시 심각한 고령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현역 문인 대다수가 고령층에 집중된 상황에서, 문단의 세대교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 심상옥)는 국내 문학예술단체 최초로 한국 문학의 미래를 이끌 젊은 작가 발굴과 국제 문학 교류의 새 판을 짜기 위한 '젊은 작가 신입회원 모집'에 나섰다. 이번 모집은 본부 산하의 미래발전위원회(위원장 유태승 이사)의 주도로 추진되며, 문학적 역량을 갖춘 젊은 창작자들이 PEN 문학 공동체에 합류하여 지속 가능한 문학 생태계 조성과 국제적 협업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모집 대상은 1975년생(만 50세) 이하로 ▲어문계열 학사 및 석사학위 이상을 소지하고 문학 번역 및 통역이 가능한 자, ▲문학 분야 등단 및 저서 출간 경력을 가진 자이다. 신입회원으로 선발되면 ▲입회비 및 연회비 면제, ▲국제PEN한국본부 주최 문학행사 참가비 면제, ▲세계PEN총회 등 국제행사 참여 기회 제공, ▲150여 개국 회원들과의 교류, ▲미래발전위원회와의 국내외 워크숍 및 네트워크 활동 지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 대한 재감사를 "정치적 표적 감사"로 규정하고, 부당한 보조금 환수와 과징금 부과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용 의원은 30일 오후 1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가짜뉴스를 먹고 자란 내란 세력이, 팩트 검증 활동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뽑아내려는 정치적 모략을 자행하고 있다"며 "방통위의 감사는 명백한 표적 감사"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가짜뉴스 검증을 위해 '팩트체크넷' 사업을 수행한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 대해 재감사를 벌인 뒤, 인건비 과다 산정과 일부 보조금 목적 외 사용을 사유로 약 1억 7천만 원의 보조금 환수와 5억 7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용 의원은 "해당 사업은 2021년 사업 종료 당시 방통위 자체 감사에서 문제없다고 확인된 바 있다"며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감사를 진행한 것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표적 감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전체 4개 단체가 함께 수행한 50억 원 규모의 사업에서, 빠띠가 집행한 사업비는 약 4억 원에 불과함에도 유독 '빠띠'에 대해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이 시를 통한 문학의 대중화와 우리말의 아름다움 확산을 위해 '제5회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 전국시낭송대회'를 오는 9월 28일(일) 오후 1시, 부천시민회관 소강당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본 대회는 시민이 문학의 주체가 되어 우리말과 우리글의 감성을 살아 숨 쉬게 하고, 문학의 공공적 실천을 통해 한국 문학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되었다. 시를 낭송하는 행위는 텍스트를 소리와 숨결로 되살리는 예술이자, 말과 마음이 만나는 가장 인간적인 소통 방식이다. 부천시는 "이번 대회를 통해 문학도시의 품격을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부천문화재단과 부천시가 공동 주최하고, 유네스코문학창의도시 부천 시낭송운영위원회가 주관한다. 단순한 낭송 경연을 넘어 시를 통한 언어 예술의 체험, 그리고 세대 간 소통의 장으로 기획되었다. 대회는 시니어부와 일반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시니어부는 1956년 이전 출생자(70세 이상), 일반부는 성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예선은 오는 6월 30일(월) 자정까지 이메일 접수를 통해 이뤄지며, 참가자는 3분 이내의 자유시 낭송 영상(mp3 또는 mp4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의 전통 정형시인 시조(時調)의 운율과 미감을 영어로 옮겨낸 시집이 최근 미국에서 활동 중인 재미작가이자 마라토너로도 알려진 시조시인 지희선에 의해 출간됐다. 지희선 시인의 시조와 영문 번역을 병기한 시조 번역 시집 <L.A 팜트리(Los Angeles Palm Trees)>는 동경출판사를 통해 세상에 나왔으며, 한국 시조가 영어로 옮겨져 새로운 독자층과 만나게 되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L.A 팜트리>는 한국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미국 사회와 더 넓은 영어권 세계에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인 2세들과 미국 등 세계의 독자층과 만나게 되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으며, 시조의 아름다움을 전달하고자 하는 진정성을 담고 있다. ■ 경남 마산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 문학과 이민의 길을 걷다 저자인 지희선 시조시인은 경상남도 마산 출신으로, 1983년 미국으로 이민하여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꾸준한 문필 활동과 문단 활동을 병행하며 문학의 뿌리를 미국 땅에 깊이 내렸다. 그는 1995년 수필 ‘빈 방 있습니까?’로 <문학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발을 들였고, 이후
(부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배우이자 불자 수행자로 잘 알려진 이재용이 6월 28일(토) 오후 3시, 부산 영광도서 문화홀 1관에서 열린 자신의 인생 수행 에세이 <그날 나는 붓다를 보았다> 출간 기념 강연 및 사인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이날 행사는 불광출판사가 주최하고 (주)영광도서가 후원한 가운데, 350여 명의 독자들이 참석해 조용하지만 깊은 감동의 물결을 이루었다. 배우 이재용은 특유의 차분하고 진솔한 목소리로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순간들, 배우로서 겪은 고뇌와 깨달음, 그리고 수행자로서 불법(佛法)을 받아들인 여정을 직접 전했다. "나는 배우이기 전에, 삶을 연기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내 안의 불안과 욕망을 알아차리는 일이 바로 수행이고, 그 수행이 저를 지금의 저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이재용은 이날 강연에서 삶의 방향을 바꾸게 한 불교 수행의 길, 그리고 그 안에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는 고요한 시간들을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청중들은 그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으며, 곳곳에서 울컥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행사에서 소개된 저서 <그날 나는 붓다를 보았다>는 이재용 배우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가족사진 한 장이 누군가에겐 평생 처음 받아보는 '사랑의 증표'가 될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예술가들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로 건너가 펼친 따뜻한 사진 프로젝트, 그 감동의 기록이 영화로 담겼다. 삶의 소중함과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다큐멘터리 영화 <꿈꾸는 사진관>이 오는 7월 16일, 관객들과 만난다. 다큐멘터리 영화 <꿈꾸는 사진관>(감독 정초신)이 오는 7월 16일(수) 개봉을 확정하며, 마음을 울리는 예고편과 함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가족사진 한 장이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단순하지만 깊은 질문에서 출발한 이 영화는, 사진이라는 예술로 전하는 공감과 연대의 힘을 스크린에 펼쳐낸다. 정초신 감독은 <몽정기>, <남남북녀>, <자카르타> 등에서 인간의 내면과 시대의 흐름을 진정성 있게 그려낸 연출가로 평가받는다. 이번 신작 <꿈꾸는 사진관>은 제47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 가족사진 한 장의 기적 이 영화는 한국의 사진작가와 배우들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깊은 오지 마을을 찾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6월 27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위치한 대한민국재향경우회 7층 강당에서는 '제1회 AKU 코리안드림문학회 심포지엄'이 성대하게 열렸다. 이번 행사는 광복 8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한반도 분단의 현실을 넘어 '정신통일'과 '문화통일'이라는 새로운 담론을 문학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심포지엄의 주최 단체인 코리안드림문학회(회장 김유조)는 '홍익인간 정신'을 중심 이념으로 하여, 기존의 정치적 통일 담론을 넘어서는 문화예술 기반의 민간 통일운동을 펼쳐온 단체다. 김상경 사무총장 겸 수석부회장과 이서윤 사무국장의 사회로 시작한 이날 행사에는 김유조 회장을 비롯해 김왕식 문학평론가 등 문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차홍봉 전 보건사회부 장관도 자리를 함께해 축사를 전했다. 김유조 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는 문장은 더 이상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시대적 사명"이라며, "오늘 이 심포지엄이 단순한 물리적 통일이 아닌, 정신적·문화적 통일의 가치를 되새기고 확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어, 광복과 분단 80년의 역사적 의미를 되짚으며, 문학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애주문화재단(이사장 유홍준)이 최근 ‘시대의 춤꾼’으로 불리는 故 이애주 선생의 일생과 춤 역정을 사진으로 기록한 <천명(天命)>(윤영옥, 김연정 엮음/임진택, 이애경 감수/개마서원 펴냄)을 출간했다. 이 사진첩은 국가무형유산 승무 보유자이자 시대춤의 아이콘이었던 선생의 삶과 예술 세계를 오롯이 담아낸 귀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명>은 선생이 자신의 춤을 법무의 시대, 신명의 시대, 터벌림의 시대, 천명의 시대로 나누어 정리했던 2014년 춤공연 ‘천명’의 구성을 따라 사진과 자료를 엮었다. 이를 통해 선생의 춤이 어떻게 형성되고 발전하며 시대와 호흡했는지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1부 '법무의 시대'에서는 어릴 적 김보남과 한영숙으로부터 승무를 배우고 첫 춤판을 벌였던 시기부터 1983년 ‘한영숙류 이애주 춤’ 공연까지, 이애주 춤의 뿌리와 젊은 시절 사회적 사명에 대한 깊은 고민을 엿본다. 2부 '신명의 시대'에서는 1984년 춤패 ‘신’을 창단하고 불교 의식을 재해석한 '나눔굿',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도라지꽃’ 등 시대 창작물을 선보였던 시기, 그리고 민주화 현장에서 수십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고령사회에 발맞춰 한국 재난 특성을 반영한 '노인 재난안전교육 프로그램’을'시행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기후위기로 재난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재난 사망자의 61%가 60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2025년 대형 산불 사망자 31명 중 83%가 고령층이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서도 2023년 온열질환자 중 고령자 비율은 40%를 넘었고, 폭염 사망자 역시 절반 이상이 노년층이었다. 협회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노년층의 신체적, 인지적 특성을 반영한 체험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통해 노인 스스로가 재난 대응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했다. 특히 고령인구가 집중된 재난다발지역을 중심으로 방문형 교육을 실시해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재난안전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교육은 자율 대응이 가능한 노인과 전면적인 지원이 필요한 노인으로 대상자를 구분해 단계별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요양시설, 복지센터 등 노년층 생활환경에 밀착한 장소에서 진행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수빈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북4)이 지난 26일 열린 '2025 쿠키뉴스 선정 지방자치단체 우수 의정대상' 시상식에서 광역의원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시상은 쿠키뉴스가 2022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지방의정 평가로, △기관 자율 혁신 △참여와 협력 △포용적 행정 △신뢰받는 지방정부 △혁신 확산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전국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중 탁월한 의정활동을 펼친 인물을 선정한다. 박수빈 의원은 제11대 서울시의회에서 ‘다 같이 잘사는 서울을 위한 재정균형발전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역임하며 자치구 간 재정 불균형 해소에 앞장서 왔다. 특히, ▴재산세 공동과세 비율 상향을 위한 정책용역 추진 ▴자치구 재정균형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로 공감대 형성 ▴지방세기본법 개정 촉구 건의안 제출 ▴자치구 재원조정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발의 등 실질적인 자치구 재정 형평성 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크게 기여했다. '자치구 재원조정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서울시가 자치구에 교부하는 조정교부금 교부율을 현행 22.6%→24%로 상향 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봉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첫 수필집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출간을 기념해 6월 26일 서울 인사동 '선천'에서 북토크콘서트를 개최하고, 문학과 인생을 잇는 따뜻한 사유의 시간을 독자들과 함께 나눴다. 이날 행사는 송명화 문학평론가의 사회로 시작되었으며, 권대근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문학평론가)의 심도 있는 진행 속에 김 교수의 삶과 문학 세계가 진솔하게 펼쳐졌다.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수생반 회원들, 계간 <에세이문예> 출신 작가들과 박경애 편집장, <산림문학> 이서연 주간(한국산림문학회 부이사장), <현대수필> 운영위원장 김숙희 원장을 비롯한 많은 서울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프라노이자 시인인 정재령의 격조 높은 축하 공연이 더해져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감성 가득한 무대로 완성되었다. 김봉구 교수는 강릉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학부 과정을 마친 뒤, 미국 미주리주립대학교에서 자원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고려대학교 학생처장과 노동대학원장 등을 역임하며 교육과 연구 현장에서 헌신해왔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며, 계간 &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우형숙 시인이 시조 '대나무의 삶'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는 단순한 자연 묘사를 넘어서 인간 내면의 수행과 존재의 자세에 대한 깊은 성찰로 이어진다. 속을 비워 맑은 기운을 품고, 굽지 않고 곧게 자라며, 가끔은 울음으로 진심을 전하는 대나무의 형상을 빌려, 시인은 '비움'과 '기백', '진정성'의 가치를 고요한 울림으로 담아냈다. 현대 시조의 정제된 언어와 간결한 형식 속에 깃든 이 작품은 치유와 통찰의 시학을 실현하며, 우형숙 시인의 작품 세계가 지닌 깊은 정신성과 도덕적 울림을 다시금 부각시킨다. [편집자 주] 대나무의 삶 - 우형숙 시인 내장을 몽땅 꺼내 땅속 깊이 파묻었다 속을 텅 비워보니 맑은 혼에 기백 생겨 독화살 날아온대도 겁날 것이 없어라 곧게 가자 곧게 가자 굴곡진 맘 걷어 내고 옹이진 마음일랑 과감히 삼켜버려 가끔은 스산히 울어 그 속뜻도 알리며 - '대나무의 삶' 전문 ■ 감상과 해설/장건섭 시인(본지 편집국장) '비움'이라는 존재론적 선택 우형숙 시인의 시조 '대나무의 삶'은 자연과 인간, 존재와 수행, 침묵과 울림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적 은유로 가득하다. 시인은 대나무의 단단하면서도 비워진 형상을 통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당신이 시를 읽지 않는다면, 당신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알파빌'(Alphaville) 영화의 대사다. 1965년, 프랑스 누벨바그(Nouvelle Vague, 새로운 물결)의 거장 장 뤽 고다르는 독특한 미래 도시를 설계한다. 물론 영화에서다. 그 도시는 우주선도, 홀로그램도, 로봇도 없다. 우리 곁의 풍경, 사무실, 호텔, 거리의 표정들이 등장한다. 영화의 제목은 '알파빌'. 시(詩)를 말할 수 없는 도시에서 벌어지는, 시(詩)를 회복하려는 인간의 투쟁이다. 60년 전 컴퓨터가 그리는 초지능의 과학 영화가 시를 주제로 만들어진 것이 독특하다. 시를 사랑하는 프랑스 영화문화를 알게 한다. 한국의 시도반(詩道伴)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알파빌'은 감정이 금지된 세계다. 이 도시는 초지능 컴퓨터 '알파 60'에 의해 철저히 통제된다. 감정과 예술, 시와 사랑은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요소로 취급된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이 사전에서 삭제되면, 그 단어를 말하는 자는 함께 사라진다. 언어의 실종은 곧 인간성의 제거다. 60년 전 영화지만 지금에도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 주인공 르미 코숑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홍중기 시인의 시 '패랭이 꽃은 언덕 위에 피고'는 분단과 전쟁의 상흔을 끌어안은 민중의 기억을 시적 서사로 풀어낸 가슴 시린 평화시이다. 시는 언뜻 고요한 농촌 풍경에서 시작하지만, 그 이면에는 역사적 비극인 6.25 한국전쟁의 고통과 아픔이 응축되어 있다. 시의 첫머리에 등장하는 패랭이꽃은 한적한 고갯길, 그리고 농부의 삶 속에 피어난다. 이는 민초들의 삶의 터전, 일상의 배경으로 그려지면서 동시에 전쟁의 상흔과 대비되는 상징적 존재로 기능한다. 언덕 위의 패랭이꽃은 무심히도 아름답게 피지만, 그 아래엔 깊은 숨을 몰아쉬는 할머니의 지친 육신, 그리고 돌무덤, 소나무, 서낭당이 깃든다. 모두가 한 맥락 안에서 민속과 전쟁, 생명과 죽음을 아우르는 상징들이다. [편집자 주] 패랭이 꽃은 언덕 위에 피고 - 홍중기 시인 패랭이꽃 붉게 피는 고갯길 할머니는 황소 등에 누워 깊은 숨 몰아쉰다 서낭당에 우뚝 솟은 소나무 돌무덤 쌓이는 사연 알듯 모를 듯 하늘과 땅을 뒤흔드는 천둥소리는 대포소린데그들은 사람의 더러운손으로 빚은 소리를 알지 못하네 한나절을 달려온 농부의 지게다리는 패랭이꽃에 주저앉고 물 두레박에 찌든 무명적삼 하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삶의 갈피마다 시심을 채우는 시인 이혜경이 여섯 번째 시집 <책갈피 이력>(가온출판사)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살아온 세월의 결을 책갈피에 비유하며, 그 사이사이에 스며든 삶의 체취와 감정을 섬세한 시적 언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특히 표제시 '책갈피 이력'은 인생의 한 장면, 한 단어들을 마치 오래된 책 속 구절처럼 조용히 되짚어보게 하는 깊은 울림을 담고 있다. 책갈피 이력 - 이혜경 시인 나이는 어디로 먹는 것일까 아무런 흔적 없는데 꿈틀거린다 새파란 풀숲의 싱그런 내음 황홀한 시절이 뒤로 밀렀다 꽃을 피우고 열매 열릴 때 오늘처럼 되리라 상상하지 못하고 일상이 켜켜이 쌓인 시간인 줄 몰랐다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헌책방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종이마다 배어 나오는 냄새 세월을 태우는 흔적일까 헌책 사이 보이는 좋은 문장에서 지나온 삶의 구절은 없는데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나의 노래 지혜롭지 못한 남은 책장 갈피마다 불협화음 걸음이 만든 박자는 리듬이 없었다 책장을 넘기며 돌아보는 나의 길 몇 장 남지 않았어도 어딘가 쓸모 있겠지 갈피에 쓰인 문자가 환하다 - 표제시 '책갈피 이력' 전문 시간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