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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고독의 무게"

"꽃들은 고독하기에 단물을 만들고 꽃과 나비를 청한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글쎄 길이 없어 보이네요."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년 8월 28일~1832년 3월 22일)는 해결이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답하곤 했다고 한다. 길이 없다는 것은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주변에 늘 서성이는 고독에는 길이 없다고 한다.

진정 고독은 길이 없는 것일까? 시를 감상하면 고독한 언어들이 바다처럼 보인다. 고독하지 않는 시인이 어디 있으랴, 하고 물을 수도 있다. 시인은 고독을 끼고 살아가는 필객들이기 때문이다.

천하(하늘아래 온 세상)에 시인, 김소월도 '고독'이라는 시를 만들 지경이다. 천하라 표현 하는 것은 하늘아래 거인 같은 시인이라는 뜻이다.

설움의 바닷가의/ 모래밭이라/침묵의 하루 해만 또 저물었네/

소월의 '고독' 시, 15행중 첫 구절의 3행이다.

첫 구절, '설움의 바닷가'의 구절이 고독적(孤獨的)이다. '바닷가'로 단출한 단어를 사용함이 자연스러울진대 소월은 바닷가’의’로 수식어를 부여함으로 고독함을 극도로 표현코 있다. '하루 해만'에서도 '하루'와 '해만'을 불리 시켜 시간차의 고독함을 나열한다.

내용만이 고독한 시가 아니다. 단어와 단어 사이 행간의 고독을 불러들이는 소월이다. 이 시를 감상하노라면 소월은 시의 주제마다 어떤 령(靈)과 접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살아간 시대는 고독한 시대였다고 말하면 더 이상 무슨 논리가 필요 하겠는가. 가장 큰 고독이 군중속의 고독이라 했다(팡세의 말).

만물에 고독하지 않는 것이 어디 있느냐, 반문은 당연한 이치다. 꽃들은 고독하기에 단물을 만들고 꽃과 나비를 청한다. 더러는 새들까지 고독 반상회에 참석을 권한다.

고독을 즐기는 식물은 많다. 대표적으로 코스모스, 밀, 보리라 한다. 코스모스, 밀, 보리는 고독하기에 군락을 이룬다. 홀로 피면 바람에 허리 꺾여 시들어 버린다. 아니다, 스스로 무릎을 꿇어 버릴 수 있다.

보리는 바람이 불면 서로의 가슴과 머리를 내밀고 부딪히며 고독을 달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외로움을 '21세기의 재앙'이라 한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사회적 불황‘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했다.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는 외로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18년 세계 최초로 '고독부(Minister Loneliness)'를 설립했다. 메이 전 총리는 영국 인구의 14%인 900만 명 이상이 고독감을 느낀다는 보고서를 접하고, 고독 전담 부처를 신설하면서 이 문제와 정면으로 대응을 했다.

무거움을 중량이라 한다. 무게는 바위, 쇠붙이가 연상된다. 사실 그것들은 물리적인 것. 가장 무거운 것은 고독의 중량이라는 정설이 답일 것이다. 고독의 무게는 포항제철 용광로에서 나오는 365일의 쇳물 량보다 더 할 것이다.

나 혼자 밥을 먹고, 나 혼자 놀고, 나 혼자 사랑하고, 나 혼자 취하는 우리시대다. 1인 가구 600만이 넘는 한국이다. 1인가구의 비율을 줄이는 방법은 예수님도 생각 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을 하실 것이다. 600만을 퍼센트로 따지면 30%다. 열에 셋은 혼자 밥을 먹는다. 혼자 잠을 자며 일상의 대부분을 보낸다.

파고다 공원은 홀로 사는 사람들의 반상회 장소가 되었다. 파고다 공원과 같은 장소를 늘려가는 것에 정부도 신경을 써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고독은 피할 수 있고 탈출구가 있는 것이 아니다. 늘 동행을 해야 한다. 고독은 너무 중량이 커서 들 수도 없다. 역설이다. 가장 무거운 것은 가장 가벼운 것이다.

고독은 회사원도 학생도 CEO도 노숙인도 홀로 대적하는 것이다.

고독은 결국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내가 살아온 환상을 깨는 것이 고독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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