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1 (일)

  • 맑음동두천 1.2℃
  • 맑음강릉 5.2℃
  • 맑음서울 0.9℃
  • 맑음대전 2.9℃
  • 맑음대구 3.9℃
  • 맑음울산 4.3℃
  • 맑음광주 5.1℃
  • 맑음부산 6.7℃
  • 맑음고창 4.0℃
  • 구름많음제주 6.9℃
  • 맑음강화 0.2℃
  • 맑음보은 2.2℃
  • 맑음금산 2.5℃
  • 맑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4.6℃
  • 맑음거제 5.5℃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권일송 시인의 가방은 어디에서 돌려받는가"

"가성(假聲)이 판을 치는 세상, 권일송 시인이 못다 마신 소주잔에 이 땅의 시인은 바람과 눈물을 마신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인에게는 정신의 가방이 있다. 이 정신의 가방은 시인의 생명이며 그 나라의 히스토리다.

'바람과 눈물사이' 시집은 권일송(1933~1995. 순창출신) 시인이 1980년대 말쯤에 발표한 작품이다. 70~80년대 시인들은 늘 시대와의 불화 속을 거니는 시간들이었다. 그들이 마시는 한 잔의 소주는 시대의 항거였다. 어느 골목이던 시인이 자리한 술집은 독립투사들이 모이는 만주의 들판이다. 바람이 일고 황량하다. 한잔의 소주잔에는 만주벌판을 달리는 칼바람소리가 들어있다.

권일송 시인의 '바람과 눈물사이' 세 번째 페이지에 올려 진 시 한편은 70~80년대 그날의 함성이 들린다.

과녁을 조준(照準)하라!/ 무너지는 복판을 향해/ 아우성치며 달겨드는/ 반란의 니그로들/늪에 갇힌 것들은 모조리 일깨우고/ 소리 나지 않은 종을 울려서/탄생의 아픈 순간에 세우노니/울어라 씽씽 마파람이여 / 살갗이 터져서 아픈 울음을/속으로 도져서 으깨신 몸살을/ 망각의 들판 위에 흩뿌리는가/ 아이야야얏… /선비피 낭자한 옥양목 하늘/ 쇳소리 한 마당 풀무질 한 채/ 사납게 일렁이는 바람의 기둥('회초리' 시 전문)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아도 70년대를 살아온 시인의 노래는 사나운 내출혈의 연대를 기록한 시다. 80년에 들어와 회복기(恢復期)의 병실이라 말한다. 사실이 시인에게는 70년대 혹독한 군사정권을 거치며 독한 소주가 시인의 장기에 항거를 했다. 결국 시인은 독주의 저항에 장기(臟器)는 무너지고 병실의 신세를 졌다.

70~80년대의 시인에게는 언어를 통한 하나의 새로운 인식에 다다르고, 존재 전반에 걸친 '정신의 개입'이 심화된 시기에 결국 술을 끊었다. 이것은 시인의 장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였다.

시인에게 술의 상실은 하나의 혁명이었다. "헛되고 헛된 세상의 소용돌이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비비추(여름 풀꽃)의 영롱한 눈짓…"

시인이 말한 '비비추'는 시인이 사랑한 꽃 시다. 그의 고향 순창의 뒷산에는 시인의 '반딧불' 시비가 있고 하얀 비비추가 피고 있다.

세 명의 아들(훈, 찬, 혁)은 권일송 시인의 기일에 비비추 시를 소리 내어 돌려가며 낭송한다. "시인의 거리에는 눈물꽃이 메마를 날이 없어도 내 맘에는 늘 위안과 환희 잔치가 넘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인의 시간은 늘 변신과 시인의 소중한 삶의 가치를 기운으로 이겨내려 온갖 힘을 기우렸다. 어느 날이었다. 같은 문중의 권정달 정치인이 시인을 찾았다. 당시 시인은 현대경제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었다. 문중의 임원인 권정달은 조국을 위하여 일을 해보겠다며 포부를 말했다.

그러면서 민정당 사가의 작사를 부탁했다. 같은 문중의 중심에서 일하는 어른의 말에 권일송 시인은 고민, 작시를 해주기로 덜컹 약속을 했다. 그 후 민정당 사가는 김동진 교수가 작곡을 하여 노래가 되었다.

시간은 흘러서 전두환 정권은 1980년대 5.18이라는 참혹한 비극을 만들었다. 앗차! 싶은 권일송 시인은, "내 시의 가방!" 하고 소리를 쳤을 때는 이미 시간이 늦었다.

권일송 시인은 무차별하게 시의 가방을 군사정권에 뺏기는 신세가 되었다. 세상은 권일송 시인을 향하여 군사정권에 협조한 시인이라고 돌 팔메를 날렸다.

정말이지 환장하고 나자빠질 일이다. 광주의 5.18민주화운동이 나기 전 누가 알았겠는가. 권일송 시인은 개인을 통해서 역사와 현실을 수렴해야 할 외로운 항해가 시작이 되었다.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혁명과 같았던 시인에게 다시 소주의 독주는 언어의 벽을 다시 타야만 했다. 벽은 뛰어넘어야 벽이다. 늘 새로운 발성법으로 그날을 항거했지만 사람들은 권일송 시인의 서글픈 세상을 알아주려 하지 않았다. 전두환 정권은 시인의 가방을 돌려주려 하지 않았다.

결국 권일송 시인은 전두환 정권의 사죄를 받지 못하고 1995년 향년 66세로 별이 되었다. 가성(假聲)이 판을 치는 세상, 권일송 시인이 못다 마신 소주잔에 이 땅의 시인은 바람과 눈물을 마신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대전문인총연합회 제6대 회장에 노수승 시인 취임
(대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전문인총연합회(이하 대전문총)가 제39차 정기총회를 통해 노수승 시인을 제6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대전문총은 29일 대전 시내 한식당 '바다로'에서 회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신임 회장 인준을 비롯한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년도 주요 업무 보고와 정관 개정, 2026년도 사업 계획 발표도 함께 진행됐다. 대전문총은 1990년 창립 이래 회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독특한 선출 방식을 유지해오고 있다. 문단 원로와 고문들로 구성된 회장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를 엄선해 추대하고, 이를 총회에서 회원들이 인준하는 이른바 '교황 선출 방식'이다. 이날 최송석 고문의 회장 인준 경과보고에 따라 참석 회원들은 만장일치로 노수승 시인을 제6대 회장으로 인준하며, 대전문총 특유의 화합 전통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난 6년간 대전문총을 이끌어온 제5대 김명순 회장은 퇴임사를 통해 "열정을 바쳤던 회장직을 내려놓고 다시 평범한 문학인의 자리로 돌아가 순수한 창작의 열정을 되살리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그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이 소외되는 AI 시대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송운학 민청학련동지회 이사 겸 개헌개혁행동마당 상임의장, 고(故) 이해찬 전 총리 추모 글 남겨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송운학 민청학련동지회 이사 겸 개헌개혁행동마당 상임의장이 공무 수행 중 별세한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추모하며, 그의 민주화운동과 정치적 여정을 기렸다. 특히 대학 시절부터 이어진 동지적 관계와 옥고의 기억은 이해찬 전 총리의 삶을 관통한 민주화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언급됐다. 송운학 이사는 최근 발표한 추모 글에서 "이해찬 동지는 민주주의를 말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한 인물”이라며 “이제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해찬 전 총리는 지난 1월 25일 베트남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공무 출장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별세했다. 그는 7선 국회의원, 교육부 장관,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지내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쳐 이재명 후보에 이르기까지 민주진영의 주요 정치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의 정치적 이력 이전에 민주화운동가로서의 삶은 대학 시절부터 시작됐다. 이해찬 전 총리는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73년,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학내 시위에 적극 참여했으며, 이듬해인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돼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당시 비

정치

더보기
'통일교 1억' 권성동 징역 2년…법원이 규정한 것은 '부패'가 아니라 '정치의 거래'였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같은 재판부가 김건희 여사에게 선고한 징역 1년 8개월보다 두 달 더 무거운 형량이다. 법원이 이번 사건을 단순한 금품 수수가 아닌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의 결탁으로 본 결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권 의원이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교단 현안에 대한 청탁과 함께 현금 1억 원을 받은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헌법상 청렴의무에 따라 국가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며 "이번 범행은 국민의 기대와 헌법적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못 박았다. 특히 재판부는 '실제 대가성'을 분명히 했다. 권 의원이 금품 수수 이후 윤 전 본부장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면담시키고, 통일교 행사에 직접 참석했으며, 나아가 통일교 수뇌부의 해외 원정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전달한 점까지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친분 차원의 편의 제공이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 행사의 실행으로 판단된 대목이다. 권 의원 측은 특검 수사의 적법성과 공소장 일본주의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