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의원, "무너지는 공공의료 대책이 영리화인가"

  • 등록 2024.10.08 09: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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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병원,국립중앙의료원,지방국립병원,지방의료원 등 48개 병원 영업손실 3조
코로나 지원 중단, 급여낮아 의사 이탈, 환자수 감소 등 재정지원 확대 필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코로나 손실보상금 중단, 의사들의 이탈과 환자수 감소로 인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48개 국공립병원의 영업손실이 3조원으로 불어나면서 공공의료가 붕괴위기에 처하고 있다.

7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평택시병)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6개 보훈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국립정신건강센터, 4개 지방국립병원, 35개 지방병원의 누적된 적자경영 실태를 공개하고, 감염병 확산같은 공공보건 위기 상황에 대비해 국무조정실에 ▲공공보건을 위한 재정지원 확대 ▲의료진 확보를 위한 공무원 급여 총액 규제 완화 ▲공공성과 특수성에 걸맞는 쟁책가산 수가 개발 등 국공립 병원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요청했다.

김 의원이 최근 보건복지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으로 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48개 국공립 병원의 영업손실 누적액이 3조원에 이르렀다.

서울중앙,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인천 등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관리하는 6개 보훈병원은 누적 영업손실이 2,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누적된 당기순손실은 487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대표적인 국립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의 영업손실액은 2,636억원에 이르렀다. 2022년 102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38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전문성을 내세우는 국립암센터 역시 4년간 21억원의 적자를 짊어졌고, 영업손실규모는 528억원으로 불어났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그리고 나주, 부곡, 춘천, 공주병원 등 4개 지방국립병원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3,878억원과 133억원이었다. 35개 지방의료원의 영업손실은 무려 2조969억원이나 쌓였다. 2021년 3,81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22년 877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07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의료영업을 포기하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나섰던 국공립병원들은 그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022년부터 사실상 코로나 보상금 마저 받지 못해서 큰 어려움에 겪어야 했다.

실제로 6개 보훈병원에 대한 손실보상금은 2020년 92억원, 2021년 525억원, 2022년 439억원이 지급됐지만 2023년엔 41억원에 그쳤다. 국립중앙의료원도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해마다 320억원~390억원에 이르는 손실보상금을 받았지만 지난해 31억원을 받았다.

정부 지원은 줄어든 반면, 인건비, 재료비 등 의료비용은 계속 상승해 국공립병원들의 부실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런 의료비용 증가현상은 모든 국공립병원들이 겪고 있는 공통적인 현상이다.

6개 보훈병원의 의료비용은 2020년 1조1,005억원에서 2023년 1조2,524억원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비용은 1,520억원에서 1,776억원으로 치솟았다.

공무원 급여 총액에 묶인 국공립병원 의사들의 급여는 민간보다 턱없이 낮아서 국공립 병원들은 의사들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장은 지방의료원을 비롯한 모든 국공립병원에 만연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국 의사 평균 연봉은 3억원인데 반해 2023년 국립암센터 의사 평균 연봉은 1억8,500만원, 국립재활원 의사 평균 연봉은 1억2,400억원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공립 병원들은 한 목소리로 의사 급여를 민간병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공무원 급여 총액 제한의 예외나 특례를 적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김현정 의원은 "공공성과 수익성은 서로 양립할 수 없음에도, 정부는 국공립병원에 이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 부처들이 각기 다른 요구를 하기보다 국공립병원에 대한 정책방향을 정하고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특히 국공립 병원들의 공공성과 특수성을 인정한 정책가산 수가를 개발해서 상급 종합병원에 못 미치는 종합병원 수가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일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의료를 포기한 민영화와 영리화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평택 박애병원의 경우 코로나 전문병원으로서 국가를 위해 일했지만 현재 환자수는 코로나 이전의 60%수준에 불과하다. 펜데믹 당시에 국무총리까지 방문해 사후에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때 국민 보건을 위해 적극 나섰던 40여개 민간병원의 최근 실태를 점검해서 지원대책을 강구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코로나 손실보상금을 추가로 지급하기 보다는 코로나때 적극 협조한 지역 중소 병원들을 거점병원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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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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