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창운 김용재 시인 시비, '대전테미문학관'에 건립 추진

  • 등록 2025.05.24 05: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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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민주정신을 기리는 기념비적 시비, 오는 11월 제막 예정
200여 명의 문인과 3·8민주의회원, 시민들이 동참하여 총 3,400만 원의 성금 모금


(대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3월 28일 오후 2시, 대전문학관에서 고(故) 창운 김용재 시인의 문학적 업적과 민주 정신을 기리기 위한 '시비건립추진위원회 발대식'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문인, 시민, 각계 지도자들이 함께하며 시비 건립을 향한 첫 발걸음을 힘차게 내디뎠다.

창운 김용재 시인(1944~2024)은 대전·충청 지역 출신의 대표적인 민족시인이자 문학박사로, 평생을 문학과 민주화의 길에 헌신한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이었다.

1960년 '3·8민주의거'에 학생 대표로 참여하며 정의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몸소 실천했고, 이후에도 문학과 삶의 일치를 추구하며 굳건한 문학정신을 펼쳐 왔다.

그의 대표 시집인 <오동꽃>, <삶의 꽃잎>, <순환 형식> 등은 철학적 사유와 서정성, 민족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한국 현대시에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이번 시비에 새겨질 대표 시는 문인과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 결과 '순환 형식'이 선정되었다. 이 시는 억압과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정의와 빛의 승리를 절제된 언어로 노래한 작품으로, 시인의 문학 정신을 가장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퀴에 깔려도 햇살은 죽지 않는다
어둠이 다가서면 밀려갈 뿐이다
바퀴에 깔려도 어둠은 죽지 않는다
햇살이 다가오면 밀려갈 뿐이다


– 창운 김용재 시인, '순환 형식' 전문

시비건립추진위원회(위원장 전민)는 오는 11월 개관 예정인 대전 중구 대흥동 '대전테미문학관' 내에 시비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200여 명의 문인과 3·8민주의회원, 시민들이 동참하여 총 3,400만 원의 성금이 모금되었으며, 자발적인 참여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9일, 위원회는 이장우 대전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시비 건립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전일홍 대전시 문화예술관광국장을 비롯하여 부위원장 김남규, 남상광, 노수승, 집행위원 심상협 등이 함께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건립 장소로 현재 공사 중인 대전테미문학관이 최적지로 논의되었으며, 이 시장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비는 대전이 '문학도시'로 거듭나는 상징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비 전면에는 대표 시 '순환 형식'이 새겨지며, 후면에는 시인의 생애와 업적을 담은 문안이 각인될 예정이다.

조형미와 상징성을 두루 갖춘 시비 디자인은 현재 설계 단계에 있으며, 조각가 선정 및 조형 계획은 오는 8~9월경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전민 위원장은 "이번 시비 건립이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창운 김용재 시인의 문학정신과 민주적 가치가 시민과 후세들에게 길이 기억되고 계승되는 문화적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고(故) 창운 김용재 시인은 대전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며 교무처장, 문과대학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 (사)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대전문인협회 회장, 호서문학회장, 대전문인총연합회 회장, 한국시문학문인회 회장, 국제계관시인연합한국본부 이사장,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회장 등 다양한 문학단체에서 활동하며 후학 양성과 지역 문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특히 2018년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재임 당시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작가협회(회장 Hữu Thỉnh)와 국내 문학단체 최초로 문학교류 MOU를 체결하였고, 양국 시인의 시집을 출간하고 시낭송회와 세미나를 함께 열며 한-베트남 문학교류의 물꼬를 텄다.

2019년에는 베트남 시인 13명을 초청해 부산에서 문학 심포지엄을 열었고,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에 재임 당시에도 2022년과 2023년 국제PEN한국본부 주최 '세계한글작가대회'에서는 베트남을 주빈국으로 초청하는 등 국제문학 협력에 앞장섰다.

이번 시비 건립은 그의 생애와 문학적, 사회적 업적을 기리는 뜻깊은 기념물로, 문학과 민주정신을 계승하는 시민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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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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