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73일 만에 물 밖으로 모습 드러내…반잠수식 선박 옮기기 위한 1차 고정작업 중"

  • 등록 2017.03.23 07: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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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인양 시도 하루 만인 3시 45분 선체 보여"
거치까지 2주 걸려...내달 1~5일 목포신항 도착
목포신항서 최소 4개월 수습, 사고조사 진행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지 1073일 만인 23일 오전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반잠수식 선박으로 옮기기 위한 1차 고박작업(고정작업)에 들어갔다. 세월호는 한눈에 봐도 녹이 심하게 슬어 있었다.

좌현으로 누운 채 잠겨있던 선체를 그대로 끌어올렸기 때문에 수면에는 세월호의 오른쪽 측면이 가장 먼저 나타났다.

1·2층 화물칸인 파란색 하부와 3·4층 객실, 5층 조타실·객실이 있는 흰색 상부 등 세월호 우현의 전체 모습이 물 위로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다만 원래 선체에 있던 ‘SEWOL’(세월)이라는 글씨는 보이지 않았다. 선체는 3년의 세월을 그대로 보여주듯 여기저기 부식되고 긁힌 흔적이 역력했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오전 7시 기준 세월호와 바지선간 1차 고박을 위해 세월호 선체 위에서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본 인양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내달 1~5일께 목포신항에 도착할 가능성이 커졌다. 목포 신항에 도착하면 미수습자 수습, 선체조사가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3시 45분께 스태빌라이저로 추정되는 세월호 구조물 일부가 육안으로 수면 위에서 관측됐다”고 밝혔다. 스태빌라이저는 선박 양 측면에 날개 형태로 설치돼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다.

해양수산부는 이어 “오전 4시 47분에는 세월호가 해저면에서 높이 약 22m에 도달했다”면서 “본체 일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월호는 오전 7시께부터 잭킹바지선에 묶는 1차 고박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대로 가면 오전 11시경에 수면 위 13m까지 떠올라 작업이 완료될 전망이다. 시험인양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작업이 끝나게 되는 셈이다.

앞서 지난 22일 오전 10시 시험인양이 시작됐다. 이어 이날 오후 3시30분께 선체가 해저면에서 약 1m 인양되면서 오후 8시50분에 본 인양을 시도하기로 했다. 이후 세월호가 시간당 3m 내외로 수면 위로 떠올랐고 오전 3시45분께 모습을 드러냈다.

23일 현재 기상상태와 파고는 양호한 편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는 인양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이날 오전 11시까지 세월호 선체를 수면 위 13m까지 들어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인양이 순조롭게 착수되면서 세월호 선체 인양(2.5일), 안전지대로 운반해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 선적(6일), 목포신항까지 이동·거치(5일) 순으로 인양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세월호 인양을 시작한 이후 87km 떨어진 목포신항에 거치할 때까지 총 인양 기간은 13.5일이 걸릴 전망이다.

송상근 해수부 대변인은 “목포신항에 거치하는 시점은 유동적”이라며 “인양을 시도한 이후 빠르면 10일, 늦으면 14일 정도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빠르면 4월 1일, 늦으면 4월 5일께 목포신항에 거치될 전망이다.

우선 인양작업은 잭킹바지선 2척이 투입돼 선체를 끌어올리면서 시작된다. 선체 무게 중심 등 각종 계산된 항목을 확인하고 보정 값을 컴퓨터 제어시스템에 적용해 66개 와이어(인양줄)에 걸리는 하중을 정밀하게 배분하게 된다. 이어 44m 해저에 침몰한 세월호 밑에 깔린 33개 리프트 빔을 선체가 수면 위로 13m가량 드러날 때까지 끌어올리게 된다.

이후 잭킹바지선은 세월호를 싣고 반잠수선이 대기하고 있는 안전지대(조류가 양호한 지역)로 이동한다. 이어 대기 중인 반잠수선에 세월호를 싣는 작업이 진행된다. 반잠수식 선박은 수중 26m까지 가라 앉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세월호를 실은 뒤 잭킹바지선을 떼내고 선체 고정·부양 작업이 이뤄진다.

선적 작업이 끝나면 반잠수선이 목포신항 철재부두까지 이동하게 된다. 운반이 완료되면 며칠 동안 물빼기 작업과 추가 고정작업이 진행되고 세월호가 육상에 거치된다. 거치되면 부식을 막기 위해 세척과 방역 작업이 진행된다. 이후 미수습자 수습, 화물·유품 정리, 사고원인 규명 조사가 이어지게 된다. 정부는 오는 7월20일까지 4개월간 이 부두를 임차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지난 22일 팽목항 분향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계부처들과 미수습자 수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며 “유해발굴 전문가를 확보해 예의와 품격을 갖춰 수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거치하는 순간부터 영상을 녹화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세월호 선체 보전 방식에 대해선 “선체를 그대로 보전하는 방안, 인천·안산·진도의 추모관에 배치하는 방안, 육상으로 멀리 이동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한 조치 등 3가지 방안이 있다”며 “인양 이후 상황을 점검한 뒤 지자체, 의원들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유가족 추천 위원으로 구성된 세월호선체 조사위는 지난 21일 특별법에 따라 이르면 이달부터 최장 10개월간 △세월호 선체조사 △선체 인양 지도·점검 △미수습자 수습, 유류품 및 유실물 수습과정 점검 △선체 처리에 관한 의견표명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이날 오전 10시 진도군청에서 세월호 인양 관련해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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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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