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11일 메르스 검사 결과 확진자 14명이 추가 발생해 메르스환자는 총 12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 추가 사망자(9명)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14명중 5명에 대해서는 검사 결과가 심야에 통보되어 현재 질병관리본부가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책본부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노출된 8명 중에는 임신부 A(39세)씨 1명도 포함되어 있다"고 밝히며 "확진자 총 122명 중 임신부는 처음이며, 외국에서도 임신부 감염 사례가 적어 일반 환자와 다른 합병증 등 위험성에 대한 근거는 명확치 않으나, 치료에 보다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확진 환자중 나머지 8명은 5월 27~2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에 감염됐고, 다른 1명은 27~29일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15번째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다. 이로써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메르스 환자는 총 55명으로 늘었다. 이는 메르스 첫 진원지인 평택 성모병원내 감염자 37명보다 18명이나 더 많은 규모다.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임산부 A씨는 지난 8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한 메르스 1차 검사에서는 양성 판정을 받았으나, 9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행한 2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에 방역당국은 지난 10일 A씨에 대한 메르스 유전자 검사를 재실시 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병동에 입원 중이었던 A씨는, 지난달 27일 14번 환자가 응급실에 들어왔던 날 급체로 같은 병원응급실을 찾았던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
또한 A씨를 포함해 남편과 어머니, 아버지 모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들 4명 모두 이날 응급실에서 14번(35) 환자와 접촉해 메르스 바이러스에 옮은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순 출산을 앞두고 있는 만삭의 임신모인 A씨는 현재 임상 상황이 나쁜 상태는 아니며 경증의 근육통과 일부 증상만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임신부에게는 인터페론이나 리바비린 같은 항바이러스제 투여가 금기로 돼 있어서 투약하지는 못한다"며 "임신부 메르스 환자는 적극적인 대증요법을 통해 치료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A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밀접 접촉한 사람은 격리 조치할 방침이며, 특히 A씨가 지난 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한 이후 다른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임신부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임신부의 경우 메르스 감염시 태아사망, 조산, 저체중아 위험이 보고되고 있는 만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찰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제일병원은 메르스 관련 임신부들의 행동지침을 발표했다.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한국마더세이프전문상담센터 센터장)는 "임신부는 폐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저산소증과 면역기능 감소로 각 종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며 “일반인 보다 더 적극적으로 감염 예방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공인된 메르스 예방을 위한 백신과 치료방법이 알려져 있지는 않다. 외국 사례를 볼 때 조기진단 되는 경우 보조적 치료에 의해서 치료경과를 양호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보조적 치료에는 항바이러스제제, 면역기능을 활성화 시키는 인터페론 등이 포함된다.
한 교수는 "항바이러스 제제는 임신부 취급 위험약물로 분류되고 있지만, 외국 사례 논문을 취합할 때 임신 중기, 후기에 투약할 경우 태아에게 위해가 된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다"며 "보조적 치료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임신부가 폐렴 진단을 위해 가슴 X-ray 촬영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납가운을 입고 촬영하기 때문에 태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임신부의 메르스 예방법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 씻기 자주하는 것이 좋다. 임신부가 메르스가 두려워서 산전진찰을 미룰 경우 제때 진단되어야 할 기형아 및 조산 진단 등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평소대로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장건섭 기자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