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현충원 DJ묘소 참배하다 보수단체 회원들에 물세례 '봉변'

  • 등록 2017.06.06 16: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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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회원들, "빨갱이 ××들이 빨갱이 묘역에 왔다…박근혜 살려내라" 외치며 30분 간 대치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낸 조화도 훼손해 치워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제62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했다가 보수단체 회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박 위원장과 송기석 의원 등 당 지도부와 이훈평 전 의원을 비롯한 동교동계 인사들은 이날 오전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한 후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나서던 길에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보수단체 회원 100여 명과 마주쳤다.

이들은 새누리당 평당원 모임 사람들로 알려졌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내려오는 길이었다.

박 위원장 일행은 이들을 먼저 보낸 뒤에 현충원을 빠져나오기 위해 잠시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시간을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을 알아본 보수단체 회원들이 발길을 돌려 박 위원장 일행을 향해 "빨갱이 ××들이 빨갱이 묘역에 왔다"며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는 왜 가지 않았느냐"고 항의했다.

이어 이들은 "빨갱이들은 부관참시를 해야 한다"며 "박근혜를 살려내라, 탄핵 무효" 등의 욕설과 구호를 외치며 길을 막아섰다.

일부 과격한 보수단체 회원은 박 위원장의 멱살을 잡으려고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박 위원장의 얼굴과 옷이 물에 젖고, 몸싸움을 막던 이들의 옷이 일부 찢어졌다.

결국 경찰과 현충원 관계자들이 현장에 출동해 수습에 나서면서 양측의 대치는 30여 분 만에 끝났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국민의당 관계자는 "정상적인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며 "박 위원장은 태극기를 그렇게 사용해선 안 된다고 말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태극기로 나를 찌르려고 하기에 태극기를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무기로 사용하는 건 태극기에 대한 모독이라고 했다"며 "현충일에 영웅을 모신 곳에서 소란을 피우는 건 지나친 행동이다. 개탄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차량 통행이 안 되는 데다 인파가 너무 몰려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까지 참배하러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나는 김 전 대통령을 모셨으니 개인적으로 묘역에 들러 참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보수단체 회원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며 박 전 대통령의 묘소 앞에 놓여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낸 조화를 훼손하고 묘소 밖으로 내동댕이 치기도 했다.

이들은 "놀러 가다가 사고를 당해 죽은 세월호 사람들의 광화문광장 천막은 몇 년 째 그대로 놔둔 채 서울광장에 설치된 애국단체의 천막은 가차 없이 치워버린 박원순이도 빨갱이 XX다"라며 "여기가 어디라고 빨갱이 XX가 이 나라를 있게 만든 박 대통령 묘소에 조화를 보낼 수 있나. 빨갱이의 조화는 필요 없으니 멀리 치워버려라"라고 외쳐다.

결국 박 시장이 보낸 조화는 이들에 의해 훼손돼 묘소 한쪽으로 치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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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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