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박근혜 검찰 소환] 삼성동 자택 출발···지지자들 "인민재판 당장 그만 둬라"

  • 등록 2017.03.21 1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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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출석 당일인 21일 오전 9시 15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 밖으로 9일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청와대 퇴거 이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처음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21일 오전 9시 30분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평소처럼 올림머리를 한 채 짙은 청색 외투에 바지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은 입가에 살짝 미소를 띤 채 문밖으로 나와 자택 앞에 대기하던 검은색 에쿠스 리무진에 말없이 올랐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임하는 심경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박 전 대통령이 탄 에쿠스 차량의 앞에는 또다른 검은색 에쿠스 차량이, 뒤에는 검은색 베라크루즈 차량이 붙어 동행했다. 리무진은 앞뒤를 지키는 경호차량과 함께 바로 출발했다. 자택 인근 골목을 메운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님, 힘 내세요"라고 외쳤다. 차량 옆에 붙은 경호원들은 연신 사방을 살피며 큰길까지 경호를 계속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서 있던 선릉로 112번길을 따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기 앞서 이날 삼성동 자택에 모인 지지자 100여명은 검찰 수사를 의식한 듯 "고영태도 수사하라"고 외치거나 "고영태·이진동·김수현부터 즉시 수사하라"는 팻말을 들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고영태씨와 그 주변 인물들에 의해 기획된 범죄라는 주장을 펴오고 있다. 그동안 고영태씨에 대한 언급은 삼성동 자택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없었으나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의식한 듯 이날은 검찰의 고영태씨 등의 수사를 촉구했다.

삼성동 자택 위를 촬영하는 듯 헬기가 떠 다니자 지지자들의 고성은 더욱 높아졌다. 헌법재판소의 재판을 '인민재판'에 빗대며 "인민재판을 당장 그만 둬라"라고 외치며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불복하는 취지의 팻말도 모습을 띄었다.

비구니 차림에 태극 무늬가 들어간 빨간 두건을 머리와 목에 두른 한 여성은 여경의 손을 물어뜯고 머리를 잡아당기다 여경이 제압하자 "숨 못쉬겠다, 사람 살려"라며 길바닥에 드러누워 고통을 호소하고 구토증세를 보였다. 이 여성은 결국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호송됐다.

한 50대 여성은 자택 앞에서 큰 소리로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여성은 "왜 깨끗한 대통령이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나 싶어 눈물이 난다"며 "대통령이 너무 불쌍하다. 대통령을 잃은 우리도 불쌍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위해 자택으로 출발하자 "박근혜! 대통령"을 외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확성기를 이용해 "대통령님 힘내세요"라고 외치는 남성과 울부짖으며 자리에 주저앉는 여성의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자택 앞 골목길에 운집해있던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이 차량을 타고 서울중앙지검으로 떠나자 썰물처럼 자리를 떠났다. 한 지지자는 자택 앞 담벼락에서 울부짖으며 "우리 깨끗한 대통령을 왜 검찰에 데리고 가나, 박근혜 대통령님보다 깨끗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라고 외쳤다.

또 다른 지지자는 박 전 대통령 이동 때 접근을 막은 경찰을 향해 "그 잠깐을 못 보게 하나"라면서 "여기 온 경찰들은 다 전라도 경찰이냐"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언론을 향해서는 "쓰레기", "꺼져라"라고 외치는 지지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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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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