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5일 김동철 의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넘긴 지 40여일 만에 다시 당권을 찾았다. 박 신임 대표는 첫 일성으로 “우리는 정당 사상 최초로 전당원투표제로 당 대표를 뽑았다”면서 스스로 얻어낸 당권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박지원 신임 대표는 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61.58%(대표당원투표 58.92%, 당원 ARS 투표 63.19% 국민여론조사 57.29%)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 대표로 당선됐다.
이번 전당대회는 대표당원 65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한 가운데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 등 5명을 득표순으로 선출하는 사실상의 '순위결정전'으로 진행됐다. 1인 2표제로 전 당원 투표 80%와 국민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했다.
현장투표·ARS투표·여론조사 총 합산한 최종 득표율 결과 기호1번 문병호 후보 50.93%, 기호2번 손금주 21.1%, 기호3번 황주홍 26.96%, 기호4번 김영환 39.44%, 기호5번 박지원 61.58%로 집계됐다. 문병호·김영환·황주홍·손금주 후보는 자동으로 최고위원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전국여성위원장에는 신용현 의원과 양미강 서울특별시당 여성위원장이 맞붙은 결과 신 의원이 당선됐다. 청년위원장에는 김지환 후보가 선출됐다.
박 대표의 당선은 예상된 결과였다. 박 대표의 대항마로 꼽혔던 정동영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표하면서 선거 초반부터 박 후보의 독주가 예상됐다. 박 대표가 전당대회 초반부터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박지원 대 비박지원’ 후보 간의 대결구도로 전개됐다. 이 때문에 선거 과정에서 박 후보에 대한 다른 비박(박지원) 후보들의 비판과 견제가 계속됐다.

출마자가 5명이었던 만큼 사실상 순위결정전이었던 셈이다. 여기에 국정농단 사태 의혹들이 계속 쏟아지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당대회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박 대표는 이날 후보 연설에서 "정권교체를 원하냐. 국민의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냐. 그렇다면 DJ도, 노무현도 당선시켜 본 '이기는 후보', 저 박지원을 당 대표로 압도적으로 뽑아달라. 안철수의 새 정치, 천정배의 진보개혁, 정동영의 통일정치에 이 박지원의 추진력과 경륜을 합치면, 우리는 반드시 이긴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 호남에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전국의 DJ세력을 국민의당으로 총집결 시킬 수 있는 사람 누구냐. 당 후보를 위해서 끝까지 싸울 사람이 누구냐"면서 "대북송금 특검의 대못을 뽑아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한을 풀고, 전국의 DJ세력을 국민의당으로 총집결시킬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저는 당을 지키고, 안철수를 살렸다. 안철수, 천정배를 위해서 진짜로, 제대로 싸워야 할 때"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이번 전대 기간 동안 "연대는 없다"라며 안철수 전 대표의 자강론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국민의당이 여전히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서는 문호를 열어둔 만큼, 그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나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영입에 공을 들여왔던 박지원 대표가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자강론이 있어야 연대론이 성립된다"라며 "우리 당에서 당을 튼튼히 하고, 우리 당 후보를 키우고, 문호를 개방해서 우리 당의 정체성 인정하는 분들이 들어와서 경선을 통해 대선에 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뉴DJP 연대론을 제안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제가 뉴DJP 연대론을 말한 적은 없다"라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 인사가 제게 그런 의사를 밝혔다"라고 적극 부인했다.
박 대표는 또한 "선(先)총리 후(後)탄핵도 반대하고 개헌도 눈치만 보고 대통령이 된 것처럼 하는 그 분에게 우리 한국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라고 문재인 전 대표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를 방문해 "호남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은퇴와 대선 불출마를 하겠다"며 승부수를 던졌으나 호남 28석 중 3석이라는 초라한 성과만 거뒀다.
이 같은 민주당의 호남 참패에는 각지를 돌며 맞불유세에 나섰던 박지원 대표의 공이 컸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당시 박지원 대표는 광주를 찾아 "다음에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려고 호남사람을 속이는 말"이라며 "소가 웃을 소리"라고 맹비난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표가 호남에서의 '정계은퇴' 약속에 대해 "여러 가지 전략적인 판단으로 했던 발언"이라고 해명하자 "호남을 무시하는 발언은 참으로 분노할 부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박지원 체제가 출범하면서 국민의당은 향후 대선구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의 폭이 넓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표는 당선 직후 당대표 수락연설 및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당이 빅텐트이고 플랫폼이다. 제3지대는 녹색지대 국민의당"이라며 "합리적 개혁세력이 국민의당으로 총집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국민 열 명 중 7명이 개헌을 명령하는데 개헌을 미루는 것은 수구 패권주의다"며 "합리적인 중도 개혁세력을 모두 모아서 반드시 국회가 국민께 개헌안과 일정을 내어놓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어 "우리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패권정치 종식, 국가대개혁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대선 후보들에게는 활짝 열려 있는 당이 되겠다"며 "그러나 당과 당원들의 지조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우리는 패권정치를 종식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탄생했다. 국민의당이 패권정치 청산의 성지가 되도록 하겠다"라며 민주당의 친문(親文)패권주의를 거듭 비판했다.
박 대표는 당 대표로서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마무리 ▲18세 선거연령 인하 등 개혁 입법 완수 ▲개헌의 적극적 추진 ▲대선 체제로 전환 ▲당의 문턱 낮추기 등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이어 "항상 지도부내에서 여러 가지 논의들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그리고 그런 활발한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해서 치열하게 토론하고 한 방향을 잡고 거기에 따라서 일들을 추진하는 게 좋은 민주 정당의 모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당선에는 그동안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직을 겸직하며 쌓았던 경험과 인지도가 다른 후보자들에 앞선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후보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라는 브랜드로 호남의 맹주를 자처하고 있고, 다당제 구도 체제에서 보여준 정무능력과 당 장악력, 특히 ‘정치 9단’이라는 그의 정치적 이미지가 큰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박 대표는 특히 이날 후보들이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등을 중심으로 대선 승리를 이뤄내자는 ‘자강론’을 일제히 주장한 만큼 당분간 당의 자강론에 무게를 두고 당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날 제3지대와의 연대설을 의식하면서 “새누리당의 잔재 세력과도 함께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 전 대표도 이날 전당대회 격려사를 통해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믿지 않는데 어떻게 국민들께 믿어달라고 하겠느냐”며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여기저기 연대를 구걸한 정당이 승리한 역사는 없다”고 자강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는 역사의 명령”이라며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정권을 꿈꿀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자강론을 기치로 국민의당을 이끌면서도 안 전 대표의 지지율 반등이 답보 상태에 머물면, 자연스레 연대론으로 중심 이동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이 지지율을 회복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당 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도 공존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과의 연대를 위한 바른정당과의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또 당 차원에서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박선숙·김수민 의원 등 ‘4·13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에 연루된 당 관계자 전원의 무죄 판결이라는 호재를 살리며 ‘수권비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조기 대선 체제로의 전환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대통령선거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정치제도 개혁안과 적폐 청산·국가 대개혁을 위한 개헌 추진을 당 정강·정책에 반영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결선투표제는 안철수 전 당 상임공동대표가 주장해온 제도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와 중대선거구제 개혁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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