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의혹 검찰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31일 오후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최씨는 이날 오후 3시 검은색 외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감싸고 검찰 관계자들의 부축을 받으며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최씨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검찰청 내부로 진입해 조사를 받으러 올라가면서 울음을 터뜨렸다. 최씨는 “국민 여러분 용서해 주십시오.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최씨 주변으로 취재진 수백여 명이 뒤엉키면서 최씨는 검찰수사관들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또 "증거인멸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이 있지만 어제 하루 동안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서 인멸할 여지가 전혀 없다"며 "인멸한 부분도 있을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지금 건강이 대단히 안 좋은 상태에 있다, 심장 부근에 약간 이상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런 부분도 검찰수사 담당자에게 얘기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최씨에 대한 조사는 최씨 고발사건을 최초로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가 먼저 진행할 계획이다. 특별수사본부 구성 후 투입된 특수1부 검사들은 형사8부의 조사가 끝난 후 최씨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검찰은 이날 특별수사본부에 첨단범죄수사1부 검사 6명도 투입했다. 첨단범죄수사1부 검사들은 추가로 제기된 의혹 사항들에 대한 수사를 맡을 계획이다. 검찰은 조사 진행 도중 최씨를 긴급체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 입수해 수정까지 거쳤다는 의혹이 JTBC 보도를 통해 폭로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져갔다.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 외에 각종 외교·안보문서를 사전에 제공받아 검토했다거나 정부 요직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일부 관계자들이 최씨에게 인사 청탁을 하고 청탁에 따른 인사가 실제로 이뤄졌다는 정황이 폭로되기도 했다.
특히 승마선수인 딸 정유라씨(20·정유연에서 개명)가 승마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후 이어진 문체부 감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당시 정씨 측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감사 결과를 낸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 등은 한직으로 좌천된 끝에 사표를 제출했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운영 개입, 자금 유용 의혹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대한 자금 출연 압력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최씨는 비덱 스포츠 유한회사와 더 블루K 등 회사를 통해 K스포츠재단 자금을 빼돌려 정씨 독일 생활지원에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비덱 스포츠 유한회사는 최씨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회사로 K스포츠재단 사업을 수주해 재단 돈을 확보한 적이 있다. 또 더 블루K 역시 최씨가 실소유주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회사로 K스포츠재단 직원들이 이 회사로 출근해 정씨 독일 생활을 도왔다는 폭로가 나온 적도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최씨 모녀의 비덱을 통한 자금세탁, 탈세 등 혐의로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최씨 모녀는 독일에서 회사를 설립하거나 주택, 말 등을 구입하기 위해 외화를 밀반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비덱을 중심으로 8개가 넘는 차명회사를 세워 자금세탁, 탈세 창구로 이용했다는 의심도 사고 있다.
이 밖에 최씨는 정씨에게 입시, 학사 관리에서의 특혜를 주도록 이화여대 총장, 교수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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