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 행보 보도에 "과대 해석·추측 자제해달라"

2016.05.30 13:58:21

(경주=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0일 자신의 방한 이후 행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에 대해 많이 추측들 하시고, 보도하시는데 제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저 자신이 제일 잘 아는 사람일 테고, 제가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저의 국내에서의 활동에 대해 과대 해석이나 추측은 삼가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경주화백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66차 유엔 NGO(비정규기구)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에 한국에 온 목적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회원국을 방문하는 공식적인 일정의 일환"이라며 "방한 중 활동과 관련해 오해가 없으시기를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 총장은 "정치적 행보와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적 행사에 참여하고, 주관하기 위해 온 것"이라며 "관훈클럽 비공개 간담회를 했는데 내용이 좀 과대확대, 증폭된 면이 없잖아 있어 좀 당혹스럽게 생각하는 면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말씀드리는 것은 저는 아직도 임기가 7개월, 정확히 오늘로 7개월이 남았다. 제가 마지막까지 잘 마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이 지난 25일 방한 이후 이어온 관훈클럽 간담회, 28일 김종필 전 총리와의 면담, 2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 방문 등의 행보는 정치권에 사실상 대선 출마를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한국 도착 직후 제주에서 가진 관훈클럽 간담회에선 "누군가 대통합을 선언하고 국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내년 1월 1일 한국사람이 되면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 때 가서 고민하고 결심하고 필요하면 조언을 구할 수도 있다"며 사실상 대권에 도전할 뜻이 있음을 밝혔었다.

이어 28일 김종필 전 총리를 방문한데 이어 2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제왕의 나무'로 불리는 주목을 기념식수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 내년 대선을 앞둔 '충청 -TK 연합론'에 불을 당기기도 했다.

한편 반 총장은 앞서 유엔 NGO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 총장은 한국의 청년층들에게 당부의 말을 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지금 아프리카 순방 중에 계신데 많은 기여를 농촌개발과 사회 경제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그래서 저희는 한국에서 (세계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날 경주 일정을 끝으로 6일간의 방한, 방일 일정을 모두 마치고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다음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내용이다.

◆ 세계시민교육과 관련해 비정부기구(NGO)와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최근 세계 인도주의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지난주 이스탄불에서 많은 세계 정상들이 참석해 합의한 바는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학계와 시민사회, 기업이 모두 함께 협력해 교육의 중요성을 더 높여야 한다. NGO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교육기금도 마련했다. 한국 정부도 지혜롭게 투자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 대국일 뿐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민주주의 면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여왔다.

◆ 방한 기간에 유엔 행사는 별로 눈에 띄지 않고 개인 반기문 관련 집중도가 매우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의 방한 일정과 언론에 보도된 내용, 또 방한 중의 활동과 관련해서 좀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나의 방한 목적은 어떤 개인적인 목적이나 정치적인 행보와는 전혀 무관하게 오로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국제적인 행사에 참여하고 주관하기 위해서 온 것이다.

유엔 NGO 콘퍼런스는 2년에 한 번씩 열렸는데 이번에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또 조국인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해서 아주 기쁜 마음으로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회의에 참석한 것이다. 그 기회에 제주포럼이 또 거의 같은 시기에 개최돼 제주포럼에도 참석했다.

이번에 한국에 온 목적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회원국을 방문하는 공식적인 일정의 일환이다. 그 과정에서 관훈클럽 비공개 간담회를 했는데 그런 내용이 좀 과대확대 증폭이 된 면이 없잖아 있어, 저도 좀 당혹스럽게 생각하는 면이 많다.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저는 아직도 임기가 오늘로 7개월이 남았다. 제가 마지막까지 잘 마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제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 저의 국내에서의 행동에 대해 과대 해석하거나 추측하거나 이런 것은 좀 삼가, 자제해주시면 좋겠다..

제가 한 가지만 더 말씀을 드리면 제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 이런 데 대해 많이 추측들 하시고, 보도하시는데 제가 무슨 일을 할 것인지는 저 자신이 제일 잘 아는 사람일 테고, 제가 결정해야 할 것이다..

◆ 재임하면서 업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간이 부족해 모두 말할 수 없다. 이제 임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이다. 제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제 모든 시간과 에너지를 모든 유엔 회원국들의 의무를 달성하는데 모두 쏟았다는 것이다.

그 의무는 12월 1일까지다. 제가 많은 이상과 업적과 이런 것을 남길 수도 있겠지만, 그 모든 것은 역사가들이 아마도 해석하게 될 것이다. 그 모든 평가는 역사가들의 몫으로 남기겠다.

하지만 오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2개의 아주 큰 비전과 헌신이 있었다. 전 세계가 함께 달성하고 채택한 것은 바로 '2030 지속가능 개발' 목표다. 17개의 목표가 있는데 70억 명 전 세계인과 지구가 지속 가능한 길을 가기 위한 이정표다. 그것은 매우 야심 차고 아주 폭넓은 비전이다. 그리고 이것은 채택됐고 모든 회원국에 의해 합의된 바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것은 바로 기후변화다. 제가 사무총장으로 부임할 때만 해도 인식이 매우 낮았다. 기후변화의 중요성과 시급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했다. 모든 사람이 바로 제가 사무총장으로서 이 기후변화를 매우 중대한 전 세계 의제로 만들었다는 데 동의할 거로 생각한다. 회원국들의 지원도 있었다.

또 다른 중요한 것은 제가 인간의 존엄성, 여성의 역할 증진에 큰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제사회적 지위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젊은 여성들이 인간의 존엄성이나 사회경제적 지위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최고 우선순위 중 하나로 다뤘고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유엔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뤄냈다고 믿는다.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노력할 예정이다. 오늘 아침 청년들과 만나서 제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은 내일의 리더다. 저는 청소년, 청년 문제를 아주 우선순위로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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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건섭 기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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