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일보=서울) 최현숙 기자= 작가의 문장에는 언제나 그가 언어를 중요시하듯 맑고 깨끗하게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마치 내 오래된 습관에서 묻어난 내면의 글을 보는 느낌이 전해져 온다.
때론 어떤 말로도 풀어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내면 깊숙함이며 이곳에는 늘 무언가 들어 있어서 가끔은 내가 나를 잘 모를 때도 있다. 그러나 글을 읽다 보면 내면의 이끌림이라는 것이 있으며, 그의 문장에는 정교함과 깨끗함 그리고 때론 내면에 숨겨져 있던 문장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늘 뒤따라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의 책 <성우의 언어>에 나오는 내용에는 본문 p125 '목소리 디자인' 편에서 "성우에게 목소리는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디자인되는 문제입니다"란 내용이 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뜻은 "만들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목소리를 재료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됩니다"(p125)라는 것이다. 그는 이렇듯 글과 마찬가지로 성우에 대한 기술을 그냥 소리로 내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아름다움을 연출하고자 보다 더 아름다운 예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창작과 예술이라는 것은 보기 좋게 또는 아름답게 꾸민다는 비유가 들어가게 된다. 시 창작의 경우 언어의 예술로 인한 보다 더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더욱 그러하며, 예술은 이에 대해 표현하고 창조하는 것으로 그 꾸밈새가 들어가게 된다.
필자는 작가가 말한 이 문장의 내용을 잠시 글에 비춰보니 글도 역시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디자인해서 쓰는 것과 그냥 쓰는 글은 전달력이나 전해 듣는 이에게 많은 차이가 난다는 생각이다. 글의 디자인 이란 없는 말을 보기 좋게 꾸민 것이 아닌 언어 표현에 보다 더 알맞은 아름다운 포장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글은 늘 예쁘게 잘 포장되어 독자들이 마음 좋게 떠먹을 수 있도록 잘 차려진 글상과도 같다는 느낌이다. 그 글상 앞에 글을 떠먹는 독자들의 마음은 자기 치유와 마음 양식의 배부름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숲오 작가의 이 책 <성우의 언어>는 성우들이 표현하는 말하기 매력의 비밀에 대한 22가지 중요한 화두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성우연기의 고급기술을 다룬 것이라기보다는 성우연기의 철학적 의미나 인문학적 문제 제기를 함께 던져놓고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가 더 크다.
성우의 광활한 영역을 협소하게 정의하는 것을 경계하고 성우언어의 가능성과 확장성을 다각도로 살피고 고찰해 대중과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책을 구성하는 문장들은 저자가 함부로 단정 짓는 주장이나 가설이 아닌 성우언어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정중하게 내미는 질문들의 나열이다.
이숲오 작가는 현재 브런치 작가로 감성 있는 에세이나 내면의 감동 울림 글로 독자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고 있으며 글쓰기에 대한 방법이나 조언도 함께 공유하고 있다. 하루 한편씩 매거진에 올려지는 글은 더없이 맑고 고운 글들로 독자들의 풍부한 감성과 놀라움의 반응을 주기도 한다.
때론 누구의 아픔을 치유하듯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발언들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런 느낌은 진정 작가의 맑은 정신세계를 보고 있는 듯 필자가 독자 편에 서있을 때는 마음 상쾌함이 들기도 한다.
이숲오 작가는 <성우의 언어>에 이어 또 다른 책 출간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글은 세상을 향한 나의 발언이며 작가는 곧 독자요, 글은 독자에게 향하는 길이다. 그의 발언이 혼탁한 세상을 향하고 독자들에게 진실성 있는 글로 나아갈 때 아낌없는 찬사가 쏟아질 것을 믿는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고되지 않고 변함없는 독자들의 사랑으로 작가라는 그 길 위에서 밝은 그의 앞날이기를 소망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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