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6년 봄, 세계의 시인들이 베트남에 모여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서는 시적 공명을 만들어 낸다.
제2회 국제시축제 '아티스트 힐 2026'(The 2nd International Poetry Festival – Artists' Hill 2026)가 오는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베트남 수도 하노이(Hanoi)와 푸토(Phú Thọ), 타이응우옌(Thái Nguyên)을 무대로 열린다.
이번 국제 시 축제의 주제는 '하모니(Harmony, Giao Hòa)'다.
서로 다른 언어와 역사, 문화적 기억을 지닌 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 낭독과 교류를 통해 조화와 공존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아시아와 유럽, 중동과 미주를 잇는 이 문학 행사는 베트남 예술가 공동체 'Đồi Nghệ Sĩ(Artists’ Hill)'가 주최한다.
참가국은 한국을 비롯해 헝가리, 이탈리아, 대만, 태국, 베트남, 미국,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이집트 등에서 30여 명의 시인이 참여한다.
세계 각국의 시인들은 서로 다른 언어로 시를 낭독하고 번역을 통해 작품을 공유하며, 시라는 공통의 언어로 세계 문학의 새로운 교차점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 하노이에서 시작되는 시의 여정
국제 시인들의 여정은 3월 20일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시작된다.
참가 시인들은 아티스트 힐 숙소로 이동해 여정을 준비한 뒤 하노이 문화 공간 하우스39 센터(House 39 Center)에서 환영 만찬을 갖는다.
이튿날인 3월 21일에는 국제 및 베트남 시집 전시 개막식이 열린다.
각국 시인들이 가져온 시집이 전시되며 세계 다양한 시적 언어와 문학 전통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장이 마련된다.
이날 저녁에는 국제 시 낭독 프로그램 'Voices of Harmony'가 열린다.
이 무대에는 다음과 같은 시인들이 참여한다.
이탈리아의 주세페 보바(Giuseppe Bova), 태국의 가싸니 타이손티(Gassanee Thaisonthi), 대만의 천더민 / 쩐득단(Chen Te Min – Tran Duc Dan) 시인이다.
이들의 낭독은 각국의 언어와 리듬, 정서를 그대로 담아내며 시가 가진 고유한 음악성을 관객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베트남에서는 작가이자 시인인 방아이토(Bang Ai To)와 키에우 빅 하우(Kieu Bich Hau)가 국제 문학 교류의 중심 역할을 맡는다.
두 작가는 베트남 시단을 대표해 이번 국제 시축제의 프로그램 구성과 교류 활동에 깊이 참여하며 세계 시인들과의 문학적 대화를 이끌어 갈 예정이다.
특히 키에우 빅 하우 작가는 소설과 시, 문학 평론을 넘나드는 작가로 국제 문학 교류 활동을 꾸준히 이어 왔다.
그녀는 다양한 번역 프로젝트와 해외 문학 행사 참여를 통해 베트남 문학을 세계에 소개해 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 조상의 땅 푸토에서 울려 퍼지는 시
3월 22일 시인들은 베트남 민족의 기원을 상징하는 역사적 공간인 푸토(Phú Thọ)로 이동한다.
이곳은 베트남 건국 신화의 중심인 헝왕(Hùng Kings)의 전설이 깃든 지역으로 ‘조상의 땅’으로 불린다.
시인들은 헝왕 사원과 유적지를 방문해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적 기억을 체험한 뒤 지역 시인들과 함께 국제 시 낭독회를 진행한다.
이 무대에는 다음과 같은 시인들이 참여한다.
헝가리의 팔 다니엘 레벤테(PÁL Dániel Levente), 한국의 장건섭(Jang Geon-seob)과 박인숙(Park Insook), 베트남의 방아이토(Bang Ai To)와 농티응옥호아(Nong Thi Ngoc Hoa) 시인이다.
한국 측 대표 시인 장건섭 시인과 박인숙 시인은 한국어 원문과 영어 번역 시를 함께 낭독하며 한국 시의 정서와 동아시아 문학의 깊이를 세계 시인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역사적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 낭독회는 시와 기억, 문화가 교차하는 상징적인 장면을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 차(茶)의 향기 속에서 이어지는 시의 대화
3월 23일 시인들은 베트남 대표 차(茶) 산지인 타이응우옌(Thái Nguyên)으로 이동한다.
타이응우옌은 베트남에서 가장 유명한 차 생산지로, 푸른 차밭과 산지 풍경이 어우러진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자연과 함께하는 국제 시 낭독회와 문학 교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참여 시인은 다음과 같다.
이집트의 사라 하미드 하와스(Sara Hamid Hawass), 아흐마드 알 샤하위(Ahmad Al Shahawy), 미국의 카를로스 아구아사코(Carlos Aguasaco), 카를로스 벨라스케스(Carlos Velásquez), 한국의 이정인(Lee Jeong-in), 베트남의 까오 티 홍(Cao Thi Hong) 시인이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의 셰르조드 아르티코프(Sherzod Artikov) 시인은 국제 시 담론과 현대 세계 시의 흐름에 대한 특별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차밭이 펼쳐진 자연 속에서 진행되는 이 낭독회는 자연과 시가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문화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아티스트 힐에서 완성되는 '하모니'
3월 24일 시인들은 하노이의 베트남 민족학 박물관(Vietnam Museum of Ethnology)을 방문한다.
이곳은 베트남 54개 민족의 문화와 생활을 소개하는 대표적인 문화 공간으로, 시인들은 다양한 민족 전통과 공동체의 기억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이후 아티스트 힐로 돌아와 마지막 교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오후 5시부터 열리는 페어웰 파티에서는 각국 대표 시인들이 폐회 인사를 전하며 축제의 의미를 되새긴다.
기념품 증정과 단체 사진 촬영, 만찬이 이어지며 6일간의 시적 여정은 따뜻한 작별 속에 마무리된다.
3월 25일 참가 시인들은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통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간다.
◇ 한국 시인들의 무대
이번 국제시축제에는 한국을 대표해 장건섭, 박인숙, 이정인 시인 등 세 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각각 푸토와 타이응우옌 낭독 무대에 올라 한국어 시와 영어 번역 시를 함께 교차 낭송할 예정이다.
장건섭 시인은 '하모니 – 별빛은 서로의 거리를 묻지 않는다'(Harmony – Starlight Does Not Ask the Distance Between Us), 박인숙 시인은 '나, 어머니로 태어나 아버지로 살았다'(Born a Mother, Lived as a Father), 이정인 시인은 '지금은 봄'(It Is Spring Now) 등의 작품을 낭송할 예정이다.
한국 시인들의 낭독은 한국 시문학 특유의 서정성과 동아시아적 정서를 세계 시인들과 공유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은 최근 문학 번역과 국제 시 교류를 통해 긴밀한 문화 협력을 이어오고 있어 이번 축제는 양국 문학 교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 시가 놓는 문화의 다리
이번 국제시축제는 단순한 문학 행사를 넘어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가 공존하며 새로운 문학적 공명을 만들어 내는 국제 교류의 장이다.
참가 시인들은 자국어와 영어로 출간된 시집을 전시하고 서로의 작품을 낭독하며 문학적 대화를 이어 간다.
멀리 떨어진 나라의 언어가 한 무대에서 울려 퍼질 때 그 차이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라 조화의 가능성이 된다.
달처럼 가까이 빛나는 문화도, 별처럼 멀리서 타오르는 언어도 한 공간에서 만나 하나의 울림을 만들어 낸다.
2026년 봄, 하노이의 밤하늘 아래에서 세계의 시인들은 각자의 언어와 기억을 품은 채 하나의 거대한 시를 완성하게 될 것이다.
그 시의 이름은 바로 'Harmony', 서로 다른 세계가 만나 이루는 조화의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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