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시문학아카데미(학장 이승복)가 2026년 봄 학기를 맞아 금요포럼 '서양사' 연속 강좌를 개설한다. 이번 학기부터 강좌는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실(서울 종로구 새문안로3길 7 한글회관 308호)에서 진행된다.
강좌는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오후 2시에 열리며, 서양 고대·중세·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주제로 구성됐다. 단순한 시대 구분을 넘어 '권위와 인간', '삶과 죽음', '제도와 정신'이라는 인문학적 핵심 질문을 중심에 둔 기획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먼저 3월 6일에는 박용진 박사(서울대 사학과)가 <중세 문화의 이중성>을 주제로 강단에 선다. 신 중심 세계관과 인간 중심적 각성이 공존했던 서양 중세는 흔히 '암흑기'로 불리지만, 동시에 대학과 도시, 고딕 예술과 스콜라 철학이 꽃핀 창조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번 강의는 중세 사회의 종교적 질서와 세속적 욕망, 금욕과 축제, 억압과 해방이 교차한 문화적 이중성을 통해 오늘날 유럽 문명의 뿌리를 재조명할 예정이다.
4월 3일에는 최성철 박사(Freie Universität Berlin)가 <서양에서의 '죽음' 개념 변천사>를 다룬다. 고대 그리스·로마의 운명론적 죽음 이해에서 기독교적 구원관, 계몽주의 이후의 세속화, 그리고 전쟁과 산업화를 거친 근현대의 실존적 죽음 인식에 이르기까지, 죽음은 시대의 사유 체계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이번 강의는 사상사·종교사·문화사를 아우르며 '죽음'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해 서양 정신사의 흐름을 읽어낸다.
5월 1일에는 김경현 박사(University of London)가 '로마 공화정기 원로원 - 권위의 탄생과 소멸'을 주제로 서양 고대사의 출발점을 짚는다.
로마 공화정은 법과 제도, 합의와 권위라는 정치적 유산을 남기며 오늘날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토대를 형성했다. 그러나 동시에 권위의 집중과 균열, 공화정의 위기는 제정(帝政)으로의 이행을 불러왔다.
강의는 고대 로마 정치 구조의 성립과 해체 과정을 통해 권력과 제도의 본질을 탐구한다.
이번 연속 강좌는 고대 로마의 공화정에서 출발해, 신과 인간이 공존한 중세를 거쳐, 죽음과 존재를 새롭게 사유한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서양 문명사의 큰 흐름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치·종교·철학·문화 전반을 가로지르는 통합적 접근은 문학적 상상력과 역사적 인식을 함께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좌 장소인 한글회관 308호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3호선 경복궁역 7번 출구에서 10분, 1호선 시청역 3번 출구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다.
이승복 한국시문학아카데미 학장은 "문학과 역사는 결국 인간 이해를 향한다"며 "이번 강좌가 시인과 독자, 인문학 애호가 모두에게 사유의 지평을 넓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의는 한국시문학아카데미 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한편 한국시문학아카데미는 한국 시문학의 발전과 신인 발굴을 위해 2005년 2월 25일 창립된 문학 단체다. 창작 교육과 세미나, 시문학상 운영 등을 통해 시 창작의 이론과 실제를 아우르는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초대 학장은 함동선(중앙대 명예교수)이 맡았으며, 이후 신규호(성결대 명예교수), 신협(충남대 명예교수), 김철교(배재대 명예교수)를 거쳐 현재 제5대 학장으로 이승복(전 홍익대 교수)이 학회를 이끌고 있다.
각 대학에서 문학 연구와 교육에 헌신해 온 학자·시인들이 학장직을 이어오며 학문적 기반과 현장성을 동시에 강화해 왔다.
아카데미에서는 시인들이 정기적으로 모여 시와 시론을 토론하고 작품을 합평하며, 창작의 방향과 미학적 쟁점을 심층적으로 논의한다. 이론과 창작을 병행하는 세미나 방식은 신인들에게는 실질적인 등단 준비 과정이 되고, 기성 시인들에게는 자기 갱신의 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시문학 특강, 시론집 발간, 문학상 운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시단의 저변 확대와 연구 성과 축적에도 힘쓰고 있다. 단순한 강좌 운영을 넘어 창작·비평·연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서양사' 금요포럼 역시 이러한 인문적 기반 위에서 마련된 기획으로, 문학과 역사를 교차 사유하는 학제적 시도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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