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김이훈 초대展’에서는 김이훈 작가의 창작에 대한 특징적인 조형과 인문학적 관심을 반영하고 있는 주제들의 작품을 전시, 자연 풍경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성찰한다.
수채물감, 캔버스, 종이, 아크릴보조제를 재료로 한 작품들로 준비한 작품들은 서정적인 자연 풍경을 대상으로 한 작가의 그림에서 (혹은 그림에 대한 태도) 의미와 메시지가 강한 주제를 찾을 수도 있고 그림의 성격을 함축할 수 있는 이미지를 발견하기도 한다.
작가는 나무와 그 나무를 흔드는 바람을 그리는데 마치 비가 내리듯 빗금을 치는 역동적인 느낌을 화폭에 담고있다.
하늘 또한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그것은 상실된 원형의 세계이자 존재의 기원을 상기시키는 매개체다.
감각적인 풍경을 통해 관념적 실재를 불러오는 작가의 방식은 플라톤의 '상기(想起)' 개념과도 닿아 있으며, 그림 속에는 언제나 흐름과 에너지가 생생히 깃들어 있다.
빛과 물결, 리듬과 파장으로 표현된 생동감은 자연을 넘어 우주적이고 영적인 차원에 이른다. 하늘과 바다, 바람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모든 존재는 하나의 유기적 생명처럼 호흡하며 연결된다.

과거와 현재, 각성과 몽상이 중첩된 풍경 속에서 인간 존재는 언제나 '가능성의 시간' 위에 놓인다. 작가의 예술은 자연을 통해 존재를 묻고, 감각 너머의 근원적 에너지와 기억을 불러오는 시도이다. 그의 하늘은 우리 안의 하늘을, 그의 바람은 우리 마음 깊은 떨림을 일으킨다.
나뭇잎이 연둣빛 웃음을 머금은 5월, 하늘과 바람 속에 존재의 본질과 예술의 이유를 묻는 회화 30여 점이 장은선 갤러리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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