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빅 키워드가 4차 산업혁명이다. 지난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이라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처음 등장한 4차 산업혁명이 회자되기 시작한지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기술의 혁신과 융합을 통해 모든 경제활동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정부는 무수한 정책을 쏟아내고 기업은 신기술 개발 등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사회 주체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은 물론 시대흐름에 맞는 역할도 요구받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가장 선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나라로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을 지목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공식적으로 ‘인터넷플러스(Internet+)’ 정책을 시진핑 정권의 중점 경제성장 모델로 설정했다. 인터넷에 모든 것을 더한다는 의미의 인터넷플러스 정책을 통해 중국 대륙 전체를 짧은 기간 안에 디지털화 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지난 5월 국민들의 촛불혁명을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ICT 기반의 중소벤처기업 육성과 소프트웨어 교육 강화를 통한 창의융합적 인재 양성 등 대응전략을 수립하였다.
이렇듯 국가의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을 위한 방향을 제시하는 중앙정부는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키를 쥐고 있는 선장에 빗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밑바탕은 바로 각 사회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중앙정부도 수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모든 지역에 대한 특성까지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는 지역적 색채가 있고 그에 대한 데이터를 가장 많이 축적하고 있는 곳은 바로 지방자치단체이다.
지방자치시대가 개막한지도 2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기간 동안 지방자치단체는 자치입법, 자치조직, 자치행정, 자치재정을 통해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면서 어느 정도 성숙한 지방정부의 모습을 갖추었고 그만큼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방자치단체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바로 산재되어 있는 지역 정보의 분류, 정보나 자원의 매칭을 통해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의 분석으로 적재적소에 필요한 자원을 조정, 투입하는 지역거버넌스의 컨트롤타워라고 생각한다.
지역에 있는 중소기업과 그 곳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인적자원을 양성하는 대학, 이에 필요한 입법정책, 시스템을 만들어 최상의 조건으로 이를 연결해주는 지방자치단체가 선도적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면 지역경제는 물론 나아가 우리나라의 신성장동력 제공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또한 1991년부터 지방의회가 구성되어 현재까지 행정부에서 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해왔고 주민과 함께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입법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수많은 법률안이 계류 중에 있다. 그러나 우리 광주북구의회에서는 지역의 기업발전과 지원을 위해 「광주광역시 북구 4차산업 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지난 9월 전국 최초로 제정, 시행하고 있다.
이렇듯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법률의 제정을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 지역적 특색과 시대흐름에 맞는 조례 제정과 제도 정비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새로운 시대를 앞장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이부일 의원 약력
-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 졸업
- 사)한국효도회 광주북구지회 사무국장
- 용봉동 주민자치위원회 감사(전)
- 북구 사회복지협의회 사무국장(전)
- 광주광역시 북구의용소방대원(전)
- 전남대학교 총동창회 상임이사
- 더불어민주당 광주북구(을)지역위원회 사무국장
- 제7대 후반기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