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효순 할머니 별세…생존 위안부 피해자 단 52명

  • 등록 2015.11.01 12: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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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 때 일본군에 끌려가 4년간 위안부 생활

(서울=미래일보) 일본군 위안부(慰安婦) 피해자 이효순 할머니가 27일 오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산·창원·진해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이 할머니가 27일 오후 7시 50분께 경남 창원 파티마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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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세워져 있는 평화비(위안부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학생들.ⓒ장건섭 기자 
 
일본의 공식사죄를 받지 못하고 또 한명의 할머니가 눈을 감으면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52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할머니의 빈소는 창원파티마병원에 마련됐다. 추모식은 29일 오후7시, 발인은 30일 오전7시에 진행된다. 고인의 장례는 시민사회단체장으로 엄수된다.
 
'시민모임' 등에 따르면 경남 의령 출신인 이 할머니는 1941년 17세의 나이로 빨래터에서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 이 할머니는 4년간 일본 시모노세키(下關)를 거쳐 중국ㆍ싱가포르ㆍ베트남 등지의 위안소를 전전해야만 했다. 그 사이 이 할머니의 오빠는 일본군에 강제징용돼 목숨을 잃었다.

해방 직후 가까스로 고향 땅을 다시 밟은 이 할머니는 경남 합천에서 결혼생활을 했지만 남편을 앞세워야 했다. 이후 이 할머니는 홀로 서울시내를 전전하다 2007년부터 여동생이 거주하는 창원시로 거처를 옮겼다. 혈전증 등을 앓고 있던 할머니는 최근 고령으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이 할머니처럼 세월이 흐르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하나 둘 씩 잇따라 숨을 거두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위안부 피해자 황선순(89ㆍ여) 할머니, 2월에는 박위남(93ㆍ여) 할머니가 별세했다.
 
여성가족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평균연령은 88.4세에 이른다. 생존자 중 최고령 피해자인 김복득(98ㆍ여) 할머니는 최근 건강이 악화돼 요양병원에서 지내고 있다. 피해자들에게 남은 물리적 시간이 많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맺힌 사죄ㆍ보상 요구에도 일본 정부는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4월 미국 상ㆍ하원 합동연설에서 "우리 행위가 아시아 국가 국민에게 고통을 주었다"고 언급했고, 미국 하버드대 강연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은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다"라고 말했다.
 
위안부 문제가 마치 민간차원의 성 범죄 인양 치부하며 일본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를 사실상 회피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일본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밝혀야 한다는 국제적 여론은 계속해서 확산되고 있다,
 
25일에는 일본 역사학계 16개 단체가 '위안부 문제에 관한 일본의 역사학회ㆍ역사교육자단체의 성명'을 통해 "강제 연행된 위안부의 존재는 그간 많은 사료와 연구에 의해 실증돼 왔다"며 "사실로부터 눈을 돌리는 무책임한 태도를 일부 (일본)정치가나 미디어가 계속한다면 일본이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홍보하는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장건섭 기자 i24@daum.net
장건섭 기자 gkc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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