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김정현 기자 = ‘국정농단’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서울 청담고등학교 졸업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5일 청담고에 대한 특정감사 최종 결과 브리핑에서 ‘교육농단’을 바로잡기 위해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고교 졸업을 취소 조치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씨에 대한 특혜 의혹이 불거진 관련자 12명 전원에 대해 검찰수사를 의뢰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체육 특기자와 생활기록부의 관리 방식을 전면 개선한다.
시교육청은 정씨에 대한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예외적인 학사 관리와 성적 관리 상의 특혜를 광범위하게 발견했으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정씨의 졸업을 취소하고 출결 상황과 성적 등 생활기록부 기재 사항을 수정하며 수상 자격을 박탈하고 수상 내역도 삭제하는 등 ‘교육농단’ 정정 조치를 진행한다.
시교육청은 감사 결과, 정씨가 고교 3학년 재학중 출석인정결석(공결) 처리한 141일의 근거 공문서 가운데 최소한 105일에 해당하는 근거 공문서가 허위임이 드러났다.
이는 ‘국정농단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위’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이 대한승마협회로부터 해당 훈련일지를 제출 받아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2014년 정씨의 출결 상황과 비교 분석한 결과 출석인정결석처리의 근거가 된 대한승마협회의 협조요청 공문 가운데 62일 간의 국가대표 합동훈련(2014년3월24일~2014년6월3030일.)과 43일간의 2014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훈련(2014년7월1일~2014년9월24일)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이에 따라 정씨는 고교 3학년 재학 기간 동안 최소한 105일 무단결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엔 고3 학생은 연 수업일수 193일의 3분의 2인 129일을 최소한 출석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씨는 공결 처리됐던 141일 가운데 무단결석으로 드러난 105일을 제외한 36일에 대해서도 보충 학습 결과 근거 자료가 전혀 갖추어져 있지 않아 공결로 볼 수 없기 때문에 교육청은 졸업이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시교육청은 최순실씨, 정유라씨와 정씨에게 학사관리, 출결관리, 성적 처리와 수상 등과 관련해 특혜를 제공한 혐의가 드러난 청담고 7명, 선화예술학교 3명 등 총 12명을 수사 의뢰키로 했다.
또한 관련자 전원에 대해서는 규정과 원칙대로 중징계 등 신분상 처분을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들에 대한 행정 처벌은 수사 결과가 확정되면 최종 처분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교육청 감사관실은 이번 특정감사 결과 드러난 생활기록부 기재 등 학사 관리와 성적관리 등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부서에 전면적인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또한 체육특기자에 대한 출결관리, ‘공부하는 학생 선수’ 육성 강화 방안 등 제도 개선책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체육특기자에 대해서는 체육특기생의 출결 및 성적 등 관리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의 심의로 결정하고, 특기학교 신청 시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체육특기자 배정 요청시 공론화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체육특기자의 대회 참가로 인한 출석인정결석 일수는 각 학년 수업일수의 3분의 1로 엄격히 제한하며 협조요청 공문은 교육부나 대한체육회 등 공식적인 기관의 것만 인정하는 등의 방향으로 제도 개선책도 마련하도록 해당 부서에 감사 결과 개선 통보했다.
조연희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특정감사 결과 발표에 앞서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최순실에 의한 전대미문의 학사농단, 교육농단의 부끄러운 모습에 직면했다.”며 “그러한 부끄러운 농단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오늘 정유라 씨에 대한 졸업 취소를 발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연희 서울시교육감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 최순실 씨 교육농단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하며
오늘의 분노를 자양분 삼아 더 정의롭고 더 따뜻한 서울교육을 만들겠습니다
우리는 최순실에 의한 전대미문의 학사농단, 교육농단의 부끄러운 모습에 직면했습니다. 서울교육청은 처참한 심경으로 그 치부를 밝혀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부끄러운 농단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오늘 정유라 씨에 대한 졸업 취소를 발표하고자 합니다. 또 교육농단을 바로잡는 일련의 조처를 발표하고자 합니다.
지난 달 16일 저는 이 자리에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 출신학교에 대한 특정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최순실 씨가 교육의 공정성을 짓밟고 학교와 교사를 모독한 일을 두고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교육 농단’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감사가 진행되면서 저희는 모두 충격에 빠졌습니다. 21세기 한국의 학교와 교실에서 이런 노골적인 압력, 수뢰, 폭언, 기망, 조작, 특혜가 자행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전대미문의 학사농단과 교육농단이 다시는 벌어지지 못하도록, 저희들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교육농단의 사실 규명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의롭지 못한 과거의 잘못된 조치를 남김없이 시정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특정감사 최종 결과 발표에 앞서, 서울교육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이런 교육농단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무겁게 느낍니다. 이런 사태에 이르기까지 공직자로서 충분한 책임을 다하지 못한 학교, 교육지원청, 우리교육청을 대표하여 시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철저한 조사와 잘못된 행정의 시정, 관계자에 대한 엄정한 조처 등을 통해 기울어진 교실을 바로잡는 데 모든 노력을 다 경주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의 분노를 내일 더 맑고 더 따뜻하고 더 정의로운 서울교육을 만들어내기 위한 자양분으로 삼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정감사 결과 발표와 더불어 서울시교육청은 지금까지 드러난 객관적 증거들을 토대로 최순실 씨에 의해 농단당한 현실을 하나하나 바로잡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졸업 취소, 성적 정정, 수상 취소 등이 포함됩니다. 감사관실에서 상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만, 최 씨와 정 씨는 대한승마협회의 허위 공문서까지 동원해 학교를 기만하고 공교육을 능멸했습니다. 정씨에 대한 졸업 취소와 성적 정정, 수상 취소 정도로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특권과 특혜로 이루어진 일은 어떤 것이든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음을 학생과 시민 여러분들에게 분명히 확인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최순실 씨의 교육농단에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무너진 혐의를 받고 있는 10명의 교원에 대해서는 최 씨, 정 씨와 함께 사법당국의 엄정한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에 상응하는 징계조처도 내려질 것입니다. 이번 교육농단 사건 이후 학교와 공교육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합니다. 앞으로는 학교가 어떤 권력과 금력의 압력과 회유에도 굴하지 않는 곳이 되도록 엄정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우리 학생들이 믿고 다닐 수 있는 공정한 학교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드러난 체육특기자 학사관리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공부하는 학생 선수’의 육성 등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 바로 시행할 것입니다. 감사관실이 지적한 제도 개선 등에 관해서는 교육청이 별도로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6. 12. 5.
서울시교육감 조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