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문단의 창작 현장에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온 문인 10명이 올해 전영택문학상과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김호운)는 지난 26일 제12회 전영택문학상과 제18회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수상자를 각각 확정·발표했다.
두 문학상은 창작활동에 전념해 온 문인들의 문학적 성취를 기리고, 한국문학의 발전과 창작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올해도 시·시조·소설·수필 등 다양한 문학 장르에서 자신의 문학세계를 구축해 온 작가들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시상식은 오는 9월 12일 오후 1시 30분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전영택문학상, 시·시조·소설·수필 6명 선정
제12회 전영택문학상에는 시 부문에서 노정순 시인, 추정희 시인, 하재룡 시인이 선정됐다. 시조 부문은 허대영 시조시인, 소설 부문은 유미경 소설가, 수필 부문은 전경미 수필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노정순 시인은 시집 『물에 젖지 않는 그림자』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충북 보은 출생으로 계간 《문파문학》을 통해 등단한 노 시인은 시와 음악, 서예 등 다양한 예술 영역을 넘나들며 창작과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왔다. 『비상』, 『물에 젖지 않는 그림자』 등의 시집을 펴냈으며 국내외 연주 교류와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예술을 통한 소통의 길을 걸어왔다.
◆ 추정희 시인은 시집 『당신은 괜찮은가요』로 선정됐다. 전남 광주 출생으로 월간 《순수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온 추 시인은 순수문학과 문학에스프리 등에서 활동하며 서정적이고 인간적인 시세계를 펼쳐왔다. 영랑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했으며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PEN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하재룡 시인은 시집 『봄날의 수채화』로 선정됐다. 1947년 전북 남원 출생인 하 시인은 서울대 문리대와 환경대학원, 전북대 대학원에서 수학하고 행정 분야에서 오랜 공직 경험을 쌓았다. 정읍시 부시장과 전북도지사 특별보좌관, 전북대 행정학과 겸임교수 등을 역임한 뒤 문학 창작에 꾸준히 힘써왔다. 『라일락꽃 피면』, 『봄날의 수채화』 등을 비롯해 여러 시집과 시선집을 펴냈으며 순수문학상 작가대상 등을 수상했다.
◆ 허대영 시조시인은 시조집 『시조를 읽는 김시습의 강원 한시』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강원도 홍천 출생으로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한 허 시인은 교육계와 문화예술계에서 폭넓게 활동해 왔다. 교육장을 비롯해 대학 겸임교수, 강원문인협회 회장, 강원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도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통일교육위원·전문강사, 강원디카시조시인협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허 시인은 시조와 교육, 독립운동사 연구 등을 연결하며 전통문학의 현대적 계승을 모색해 왔다. 『영월찬가』, 『춘천찬가』, 『시조로 읽는 김시습의 강원 한시』 등의 시조집을 비롯해 시집과 동시집, 교육·역사 관련 단행본을 다수 펴냈다.
◆ 소설 부문 수상자인 유미경 소설가는 소설집 『삼각 릴레이』로 선정됐다. 1959년 경북 포항 영일 출생으로 《한국소설》을 통해 소설가로 등단했으며, 시와 수필 분야에서도 신인상을 수상한 이력을 갖고 있다.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고대철학을 공부했으며 한국문인협회 당진지부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자 감추기』와 『삼각 릴레이』 등의 소설집, 『사랑의 나이테』 수필집, 『사이의 문장』 시집 등을 펴냈으며 제11회 월간문학상 소설 부문을 비롯해 여러 문학·예술 관련 상을 수상했다.
◆ 수필 부문에서는 전경미 수필가가 수필집 『초록에 기대어』로 선정됐다. 경기도 파주 출생으로 2014년 월간 《한국수필》을 통해 등단한 전 수필가는 한국문인협회와 리더스에세이, 구리수필문학회 등에서 활동하며 삶의 일상과 자연에 대한 사유를 수필로 형상화해 왔다.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시 3명·수필 1명 선정
제18회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에는 시 부문에서 이춘원·조대연·홍지은 시인이, 수필 부문에서 허광호 수필가가 각각 선정됐다.
◆ 이춘원 시인은 시집 『꽃별 뜨다』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전북 진안 출생으로 박새삼·윤강로 시인의 추천을 받아 《순수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예띠문학 회장, 한국문인협회 관악지부 회장, 한국기독교문인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꽃별 뜨다』를 비롯해 13권의 시집과 산문집 등을 펴냈다. 한국서정문학상, 관악문학상, 한국기독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조대연 시인은 『우주를 건너는 꽃잎들』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고려대학교 공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조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이사,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현대시인협회 이사 등을 맡으며 문단 활동과 창작을 병행해 왔다.
『삶의 수채화』를 시작으로 『달빛 서정을 노래하다』, 『사랑의 강』, 『슬퍼도 숨지 마』, 『내가 꽃이면 너도 꽃이야』, 『마음 살포시 포개어 얹어』, 『우주를 건너는 꽃잎들』 등 모두 9권의 시집을 펴냈으며 통일부장관상, 풀잎문학상 대상, 농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홍지은 시인은 시집 『봄을 복사하다』로 선정됐다. 경기도 용인 출생으로 《월간스토리문학》을 통해 등단했으며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가정학과를 졸업했다. 한국문인협회와 국제PEN문학회, 계간문예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문인협회 은평지부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삶이 가시가 되어』, 『숨바꼭질』, 『세월을 떼어 내며』, 『봄을 복사하다』 등을 펴냈으며 연암문학상과 영랑문학상 본상 등을 수상했다.
◆ 수필 부문에서는 허광호 수필가가 『오후 5시 쉼표 하나』로 수상자로 결정됐다. 1952년 서울 출생인 허 수필가는 《한국수필》을 통해 등단했으며 건국대학교 상과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38년간 LG와 LIG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CEO를 역임했으며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이후 문학 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해 한국문인협회 문단윤리위원, 한국수필가협회 운영이사, 리더스에세이 부회장 등을 맡았다. 권근의 철학사상을 연구한 논문과 산문집 등을 펴내며 인문학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수필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문학의 본령은 '꾸준한 창작'…문단의 세대와 장르를 잇다
이번 수상자들의 면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특정 장르에만 머물지 않고 시·시조·소설·수필은 물론 교육, 행정, 예술, 인문학 등 다양한 삶의 경험을 문학으로 승화시켜 왔다는 점이다.
문학은 단순히 작품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랜 시간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그 성찰을 언어로 형상화하며 독자와 나누는 과정이다. 이번 전영택문학상과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수상자들 역시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창작을 지속하며 자신만의 문학적 세계를 구축해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물에 젖지 않는 그림자』, 『당신은 괜찮은가요』, 『봄날의 수채화』, 『시조를 읽는 김시습의 강원 한시』, 『삼각 릴레이』, 『초록에 기대어』 등 전영택문학상 수상작들은 시와 시조, 소설과 수필이라는 서로 다른 장르를 통해 삶과 인간, 자연과 역사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보여준다.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수상작인 『꽃별 뜨다』, 『우주를 건너는 꽃잎들』, 『봄을 복사하다』, 『오후 5시 쉼표 하나』 역시 일상과 우주, 자연과 인간, 시간과 삶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이 각기 다른 언어로 형상화된 작품들이다.
이번 수상은 단순히 한 권의 작품에 대한 평가를 넘어 오랜 시간 창작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의 문학적 노력을 격려하고, 앞으로의 창작을 응원하는 의미를 갖는다.
한국문인협회는 매년 문학상 제도를 통해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을 발굴하고 격려함으로써 문단의 창작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올해 수상자들도 각자의 문학적 개성과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히는 창작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9월 12일 인제에서 문학의 성취 함께 기린다
한편 제12회 전영택문학상과 제18회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9월 12일 오후 1시 30분 강원도 인제스피디움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이번 시상식은 수상자들의 문학적 성취를 축하하는 자리인 동시에 한국문단의 창작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학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문학은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마음을 기록한다. 올해 문학상을 받은 10명의 작가들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펼쳐갈 새로운 작품세계가 한국문학에 또 하나의 깊은 울림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문학의 힘은 화려한 순간보다 오랜 시간 쓰고 또 쓰는 데서 비롯된다. 이번 수상은 그 꾸준한 창작의 시간을 문단과 독자가 함께 기억하고 격려하는 또 하나의 문학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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