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가을이 시작되는 9월의 저녁, 음악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따뜻한 다리를 놓는다.
우리 가곡의 서정적인 선율과 오페라 아리아의 웅장한 울림, 뮤지컬의 생동감, 시낭송의 언어가 한 무대에서 어우러진다. 여기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나눔까지 더해져 음악의 감동을 삶의 현장으로 확장한다.
제19회 돌체 열린음악회가 오는 9월 8일 오후 7시 송파문화예술회관 송파홀에서 열린다.
돌체클래식이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예술가곡총연합회가 주관하는 이번 음악회는 '송파구민과 함께하는 음악, 그 이상의 감동'을 주제로 마련됐다.
이번 무대는 단순히 클래식 음악을 감상하는 공연을 넘어, 음악을 통해 지역과 예술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가는 열린 문화예술의 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11년에서 2026년까지…시민과 함께 걸어온 음악의 길
돌체 열린음악회의 역사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이준일 중앙대학교 정경대 학장이 시작한 '돌체마티네 콘서트'가 그 출발점이다.
돌체마티네 콘서트는 클래식과 우리 가곡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클래식 음악의 문턱을 낮추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음악을 일부 전문가나 애호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가까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로 만들고자 했다.
그렇게 시민들과 함께한 무대는 꾸준히 이어져 87회의 공연이라는 기록으로 축적됐다.
이후 2020년 '돌체 열린음악회'로 확대 개편되면서 그 정신은 더욱 넓어졌다. 특정 계층이나 특정 음악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 가곡과 클래식, 오페라, 뮤지컬 등을 시민과 함께 나누는 열린 문화예술의 장으로 발전해 왔다.
2011년부터 2026년까지. 1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돌체클래식이 걸어온 길은 단순한 공연의 역사가 아니다. 음악을 통해 시민들의 삶 속에 예술의 향기를 불어넣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어 온 '시민과 함께하는 음악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제19회 돌체 열린음악회는 그동안 축적해 온 음악적 깊이와 시민 친화적인 문화예술 정신을 한층 확장하는 무대다.



시가 노래가 되고, ‘송파의 마음’이 음악이 되다
이번 음악회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서강석 송파구청장이 직접 쓴 시에 작곡가들이 곡을 붙인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는 점이다.
서강석 구청장의 시에 정영택 작곡가가 곡을 붙인 '태극기',장동인 작곡가가 작곡한 '하나되어 나아가는 문화의 힘'이 성악가들의 목소리로 관객을 만난다.
시가 음악을 만나고, 글로 쓰인 메시지가 선율과 목소리를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것이다.
특히 두 작품은 나라와 공동체, 문화와 예술에 대한 메시지를 음악이라는 보편적인 언어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음악은 때로 말보다 먼저 마음에 닿는다. 한 편의 시가 작곡가의 선율을 만나고 성악가의 목소리를 거치면서 관객의 가슴에 울림으로 전달될 때, 문자로만 존재하던 메시지는 살아 있는 감동으로 변한다.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를 지향하는 송파의 가치 역시 이러한 음악적 만남을 통해 시민들과 더욱 가까이 호흡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낭송에서 우리 가곡까지…25개 작품이 만드는 하나의 무대
이번 공연은 시낭송을 시작으로 우리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뮤지컬, 듀엣 등 총 25개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무대의 문은 시낭송가 이강철·심미옥이 '우리는 자랑스런 한국인이어라'로 연다.
이어 소프라노 김미현의 '물방울', 테너 문상준의 '산노을', 소프라노 백현애의 '자클린의눈물'(한상완 시·김성희 곡), 소프라노 신난향의 '아리아리랑', 강한별의 '아름다운나라', 김숙영의 '살짜기옵서예', 조신미의 '봉정사', 김은선의 '그리운 금강산', 손영미의 '가을의 기도' 등이 이어진다.
우리 가곡이 가진 서정성과 한국인의 정서가 다양한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무대 위에 펼쳐진다.
특히 소프라노 이혜전은 '꿈꾸는 석촌호수'(서영순 시·임긍수 곡)를 통해 송파의 대표적인 풍경과 지역의 정서를 노래한다.
이어 오경숙은 '삶이그대를 속일지라도', 조일순은 '마음꽃향기는'(공한수 시·최영섭 곡)을 선사한다.
테너 정세욱은 한국가곡의 대표작 '봉선화'를, 테너 이진우는 '고향생각'을,바리톤 조주태는 '시인의 노래'’(전세중 시·임채일 곡)를 통해 우리 가곡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들려준다.
국제무대 경험 갖춘 성악가들의 깊이 있는 무대
초청 성악가들의 무대도 이번 공연의 중요한 볼거리다.
소프라노 김은정은 이탈리아 파르마 국립음악원과 파르마 오르페오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다수의 국제콩쿠르에서 수상한 성악가로, 이번 무대에서 ‘태극기’와 ‘그대가 꽃이라면’을 들려준다.
테너 강신주는 백석예술대학교 공연예술학부 교수로 활동하며 뮤지컬과 클래식 무대를 넘나들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하나 되어 나아가는 문화의 힘'과 뮤지컬 <영웅>의 넘버를 통해 클래식과 뮤지컬을 아우르는 무대를 선보인다.
성악의 깊이와 뮤지컬 특유의 극적인 에너지가 더해지면서 공연의 흐름에도 새로운 생동감이 더해질 전망이다.
오페라와 뮤지컬이 더하는 극적인 감동
오페라 아리아 역시 이번 음악회의 중요한 축이다.
테너 김승진은 베르디 오페라 <맥베스>의 'O figli, o figli miei… Ah, la paterna mano'를 통해 강렬한 극적 감정을 선사한다.
소프라노 김보영은 베르디의 <운명의 힘>에 등장하는 'Pace, pace, mio Dio'를 들려주며 오페라가 지닌 깊은 비극성과 인간 내면의 정서를 표현한다.
김보영과 테너 정세욱이 함께하는 'La vie en rose'는 또 다른 분위기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소프라노 백현애와 김숙영은 유쾌한 '고양이 이중창(Buffo di due gatti)'으로 관객들에게 클래식 음악의 재미와 해학을 전달한다.
엄숙함과 장중함만이 클래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무대다.
음악감독 장동인과 첼리스트 김상호…무대의 완성도를 높이다
이번 음악회의 전체적인 음악적 완성도를 이끄는 인물은 돌체클래식 음악감독인 작곡가 장동인이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를 거쳐 독일 Folkwang Universität der Künste에서 음악을 공부한 장동인은 작곡과 편곡은 물론 공연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단순한 반주와 진행을 넘어 여러 장르의 작품이 하나의 공연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음악적 흐름을 조율한다.
첼리스트 김상호의 참여 역시 무대에 깊이 있는 음악적 색채를 더할 예정이다.
서로 다른 장르와 출연진이 한 무대에서 만나는 만큼 음악감독의 역할은 공연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서강석 송파구청장 "음악은 때로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된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축사를 통해 음악이 지닌 치유와 위로의 힘을 강조했다.
서 구청장은 "음악은 일상 속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시켜 주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말보다 더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며 "이번 공연이 구민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음악회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이 예술이 전하는 감동과 풍요로움을 즐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음악을 단순한 공연이 아닌 시민의 삶을 위로하는 문화적 힘으로 바라보는 메시지다.
서영순 대표 "음악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가장 빛나는 언어"
돌체클래식을 이끌어 온 서영순 대표 역시 이번 음악회의 의미를 '사람'에 두고 있다.
서 대표는 모시는 글에서 음악을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고, 서로 다른 삶을 아름답게 조화시키는 가장 빛나는 언어"라고 표현했다.
이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희망이 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다시 내일을 향해 걸어갈 힘이 되는 음악. 그러한 음악의 힘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돌체 열린음악회가 걸어온 길"이라고 밝혔다.
이 말처럼 돌체 열린음악회의 역사는 음악을 잘 연주하고 잘 듣는 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음악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통해 공동체를 만나며, 예술을 통해 일상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
마지막은 모두 함께 부르는 ‘목련화’…음악으로 하나 되는 시간
공연의 대미는 출연진과 관객이 함께 부르는 '목련화'(조영식 시·김동진 곡)가 장식한다.
무대 위의 성악가와 객석의 시민이 하나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순간, 공연은 비로소 완성된다.
특히 '목련화'는 조영식 박사가 제창한 9월 21일 유엔 세계평화의 날의 의미와도 맞닿아 있어 이번 음악회가 지향하는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같은 노래를 부르고 같은 선율을 따라가는 순간, 객석과 무대 사이의 경계는 사라진다. 음악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음악에서 나눔으로…'행복나눔 캠페인'도 함께
돌체 열린음악회가 매회 예술과 함께 실천해 온 '나눔의 철학'도 이번 무대에서 이어진다.
이번 공연에서는 굿윌 스토어와 협력해 출연진과 관객이 물품을 기증하는 '행복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
기증된 물품은 발달장애인의 일자리 창출과 급여 지원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음악회가 단순히 무대 위에서 감동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연을 통해 만들어진 마음을 다시 사회와 나누는 실천이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음악을 듣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고, 그 나눔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번 공연의 주제인 '음악, 그 이상의 감동'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다.
음악의 감동이 사람에게 닿고, 사람의 마음이 다시 나눔으로 이어질 때 음악은 비로소 무대 밖에서도 살아 움직이는 문화가 된다.
15년의 음악,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또 하나의 무대
2011년 시작된 작은 음악회는 2026년 제19회 돌체 열린음악회로 이어졌다. 그동안 돌체클래식이 시민들과 함께 나눈 것은 단순히 몇 곡의 음악이 아니었다.
우리 가곡의 아름다움, 클래식의 깊이, 오페라의 극적인 감동, 뮤지컬의 생동감, 시의 언어, 그리고 나눔의 가치까지. 서로 다른 예술이 한 무대에서 만나고, 그 무대가 다시 시민들의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문화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거창한 구호보다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남는 작은 울림에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한 곡의 가곡에서 고향을 떠올리고, 누군가는 오페라 아리아에서 삶의 위로를 얻으며, 또 누군가는 마지막 ‘목련화’를 함께 부르며 이웃과 하나 되는 기쁨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는 자신이 기증한 작은 물품 하나가 또 다른 누군가의 삶에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9월 8일 저녁, 송파문화예술회관. 가을의 문턱에서 펼쳐지는 제19회 돌체 열린음악회는 아름다운 선율을 넘어 위로와 희망, 화합과 나눔이 함께하는 음악의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대에서 시작된 음악이 객석을 지나 시민의 마음으로 번지고, 다시 우리 사회의 따뜻한 곳으로 흘러가는 시간. 그것이 돌체클래식이 15년 동안 시민과 함께 걸어온 음악의 길이며, 이번 제19회 돌체 열린음악회가 꿈꾸는 '음악, 그 이상의 감동'이다.
제19회 돌체 열린음악회는 전석 무료 초대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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