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원로 시인 신세훈(申世薰, 1941~2026) 시인이 19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5세.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8월 21일(금) 오전이며,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북 의성 출신인 고인은 안동고등학교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과를 수료했다.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강과 바람과 해바라기와 나'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고인은 젊은 시절 육군 소위로 베트남전에 참전했으며, 현지에서 직접 체험한 전쟁과 인간의 모습을 시로 기록했다. 그 작품들을 묶어 1965년 11월 현역 장교 신분으로 첫 시집 <비에뜨남 엽서>를 출간했다.
전쟁의 현장에서 탄생한 이 시집은 한국 현대시사에서 베트남전과 참전 경험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집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고인은 시 창작뿐 아니라 문단과 문학단체를 이끄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신춘시' 창립동인으로 활동했으며, 2004년에는 '민조시' 동인을 만들어 새로운 시 형식과 우리 시의 전통을 탐구하는 문학운동을 펼쳤다.
언론과 문단 행정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동했다. 한국일보 기자를 비롯해 <自由文學> 발행인, <월간문학> 편집장,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한국자유문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남북작가대회 공동대표로도 활동하는 등 한국문단의 주요 현장에서 오랫동안 역할을 맡아왔다.
작품 세계 역시 폭이 넓었다.
장시 '사미인곡'과 '체온 이야기'를 비롯해 <사랑 그것은 낙엽>, <조선의 천평선>, <3 4 5 6조>, <대장 부리바>, <아흐 동동 천부경 나라> 등 다수의 시집을 펴냈다.
고인의 시 세계에는 역사와 민족, 전쟁과 인간, 사랑과 삶에 대한 성찰이 폭넓게 자리한다. 특히 베트남전이라는 격변의 현장에서 체험한 시대적 현실을 시로 기록한 초기 작품에서부터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 언어와 정신을 탐구한 후기 작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시의 영역을 넓혀왔다.
고(故) 신세훈 시인은 또한 오랜 세월 문단의 중심에서 후배 문인들을 이끌고 한국문학의 발전을 위해 힘써온 문단의 원로이기도 했다.
그의 삶은 한 시인의 생애를 넘어 한국 현대문학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통과한 문인의 기록이기도 하다.
1960년대 베트남전쟁의 현장에서 시를 썼고, 이후 언론인과 문학단체의 책임자로서 한국문단의 변화와 성장에 함께했으며, 민조시 운동을 통해 우리 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한 시대의 현장을 기록했던 시인이 이제 우리 곁을 떠났다.
그러나 그가 남긴 시와 문학적 발자취는 한국문학이라는 긴 시간의 강물 속에서 오래 흐를 것이다.
고 신세훈 시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문단의 모든 동료 문인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장례 절차 및 발인 일정은 유족 측 결정 후 추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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