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하노이=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과 활발한 문학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 문학계에서 또 하나의 뜻깊은 문화 소식이 전해졌다.
베트남 예술가 공동체 '예술가의 언덕(Đồi Nghệ Sĩ)'은 8월 2일 정상의 문학정원(Vườn Văn) 중심부에 호찌민 주석의 <옥중일기(Nhật ký trong tù)> 수록작 '절구 찧는 소리(Nghe tiếng giã gạo)'의 대표 구절을 새긴 자연석 시비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시비에는 "밤을 보내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밤이 지나면 더욱 밝은 달빛을 맞이한다"는 의미를 담은 구절이 새겨져 있다. 이는 시련을 견디면 반드시 희망이 찾아온다는 호찌민 문학정신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시비 제작 소식과 함께 베트남 시인 Dsmkt는 신작 시 '돌의 말을 듣다(NGHE ĐÁ VẲNG LỜI)'를 발표했다.
시인은 돌을 단순한 자연물이 아니라 세월과 역사를 품은 존재로 형상화한다.
"기울어지고,
굴러도,
묵묵히 제자리를 지키며,
가라앉을지언정 떠내려가지 않는다."
이어 마지막 연에서는 "어머니 대지가 살아온 세월만큼 / 나 또한 그 세월의 돌이다."라고 노래하며, 돌을 통해 고향과 역사, 그리고 변하지 않는 신념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에 대한 베트남 문단의 해설도 눈길을 끈다.
'예술가 언덕' 설립자인 방 아이 터(Bàng Ái Thơ) 작가는 "돌은 수많은 시대의 변화를 겪었지만 끝내 자신의 자리를 잃지 않는다. 특히 '감히 가라앉을지언정 떠내려가지 않는다(Dám chìm, không trôi)'는 구절은 어떤 시련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 뿌리를 잃지 않는 정신을 보여주는 핵심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대지가 존재한 시간만큼 돌도 존재한다"는 마지막 구절은 민족과 조국, 그리고 역사에 대한 충성과 변함없는 신념을 상징하는 깊은 울림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베트남 문학인들은 최근 시비 건립과 공동 문학행사, 작품 번역 등을 통해 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예술가의 언덕'은 세계 여러 나라 시인들의 작품을 자연 속에 새겨 넣으며 문학을 통한 평화와 우정을 실천하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호찌민 시비의 완성 역시 문학이 국경과 이념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문화의 언어임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뜻깊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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