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주=미래일보) 공현혜 기자 = 신라 천년의 교육과 유학 정신을 이어온 경주향교가 새로운 지도부를 맞아 힘찬 새 출발을 알렸다.
경주향교와 성균관유도회 경주시지부는 지난 16일 경북 경주시 교촌안길 경주향교 명륜당에서 '2026 경주향교 전교·성균관유도회 경주시지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낙영 경주시장, 황영애 경주교육지원청장, 배진석 경상북도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전국의 유림과 유생, 시민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출범을 축하했다. 식전에는 가야금 연주와 정가 공연이 펼쳐져 전통문화의 품격을 더하며 의미 있는 행사의 막을 열었다.
이번 이·취임식을 통해 정문탁 전 서라벌대학교 교수가 경주향교 신임 전교로, 유락 전 경상북도 도덕교육연구회장이 성균관유도회 경주시지부 신임 회장으로 각각 취임했다.

행사에서는 이종암 원임 전교가 향교기를 정문탁 신임 전교에게 전달하며 전통의 계승과 새로운 도약을 상징적으로 선언했다.
이종암 원임 전교는 이임사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가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유교문화 발전과 향교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문탁 신임 전교는 취임사에서 "향교의 미래는 우리 모두의 지혜와 협력 속에서 만들어진다"며 "미래세대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는 경주향교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백수청 전임 유도회장은 "회장직은 내려놓지만 윤리도덕 선양과 아름다운 제례문화 계승을 위해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이임의 뜻을 전했다.

유락 신임 회장은 "유학은 과거의 문화유산이 아니라 오늘과 미래에도 살아 숨 쉬는 현재진행형의 정신문화"라며 "성현의 가르침이 현대사회에서도 삶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신임 지도부의 가족들도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특히 정문탁 전교와 부인 이필자 씨는 세계부부의날위원회가 수여하는 '세계부부의 날' 표창을 받은 바 있으며, 이필자 씨는 오랫동안 시부모를 정성껏 봉양한 효행으로 지역사회에서 큰 존경을 받아왔다.

행사에서는 새롭게 구성된 운영위원들도 소개됐다. 수석에는 권택관, 남정희, 김영제, 최상복, 손진락, 이상로, 유해순 씨 등이 선임돼 향후 향교 운영과 유림문화 발전을 함께 이끌게 된다.
천년 교육기관 경주향교의 역사적 가치
경주향교는 신라시대 국가 최고 교육기관인 국학(國學)이 있었던 자리로 알려져 있다.
신라 멸망 이후 고려시대에는 향학(鄕學)으로 개편돼 지방교육기관의 역할을 수행했으며, 조선시대에는 향교로 이어져 지방 유학교육의 중심 역할을 담당해 왔다.
특히 경주향교 대성전은 건축적·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대한민국 보물 제1727호로 지정됐으며, 조선 선조 34년(1601년) 제독관 손기양이 편찬한 <경주향교학령(慶州鄕校學令)>이 전해지고 있다. 이 자료는 조선 전기 향교 교육 운영과 학생 생활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교육사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전통에서 미래로 이어지는 유학 정신
오늘날 경주향교는 석전대제와 기로연, 충효예절 교육, 청소년 인성교육 등 다양한 전통문화 계승사업을 펼치며 지역 정신문화의 중심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지도부 출범은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천년 교육도시 경주의 정신적 뿌리를 계승하면서도 현대사회와 미래세대가 함께하는 열린 향교를 만들어 가겠다는 새로운 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향교는 과거를 보존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대를 넘어 사람을 길러내는 교육의 터전이다.
천년의 시간을 견뎌온 경주향교가 새로운 지도부와 함께 전통의 가치를 오늘의 삶 속으로 되살리고, 미래세대에게 인성과 공동체 정신을 전하는 살아있는 교육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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