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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절제의 총각 베토벤"

"베토벤의 연주는 지구를 떠도는 생명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12월은 성탄절의 달이다. 들뜬 크리스마스에는 마음 둘 곳을 찾는다. 들뜬 환경은 늘 절제가 힘들다. 그렇지만 한 인생의 성공의 결실은 절제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

"행복은 인생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 내는데 달렸다"(스벤 브링크만)고 말한다. 그는 '절제의 기술'에서 우리를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이 욕망이 아니라 절제라 설득한다. 심리적, 윤리적, 정치적, 미학적 관점에서 절제는 즐거움과 고통사이의 밸런스 속에서 존재한다.

절제의 예술가로 루트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을 꼽는다. 베토벤은 총각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친구들은 술자리에서 그를 유럽 총각연합회 회장이라 부르며 건배도 했다.

그가 독신을 주장하거나 결혼관에 대하여 부정한 예술가도 아니다. 베토벤은 브라운슈바이크 백작의 딸인 줄리에타를 위해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헌정하며 구애 했고, 자신의 주치의 딸인 테레제와도 열열이 사랑하기도 했다.

작품 '엘리제를 위하여'는 사실 '엘리제'가 아니라 '테레제'를 위해 만든 곡으로 알려졌다. 차가운 독주를 즐겼던 베토벤은 사랑의 결실은 작품처럼 완성 하지 못했다. 평론가들은 베토벤은 작품에 대한 열정과 절제의 삶이 결혼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여긴다.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서랍에서는 3통의 편지가 발견 되었다. 추정이 불가한 여성에게 사랑의 편지다. 그는 사후에도 편지속의 여성에게 구설수를 주지 않기 위하여 힌트마저 감추어 진채 발견되었다.

매년 그의 탄생의 날에는 기념 음악회가 세계의 곳곳에서 마련된다. 그를 기리는 음악인들은 악성(樂聖)으로 남는 불멸의 작곡가로 평한다. 특히 독일 현대철학의 거두 테오도어 아도르노(1903~1969)는 베토벤의 비평집을 30년간 몰두 하였지만 끝내 풀어내지 못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철학의 예술혼을 감히 거론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금년 12월 17일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다. 동서를 넘어 그를 그리는 문화적 프로그램이 뜨겁다. 런던교향악단(LSO), 서울시립교향악단 등 국내외 오케스트라와 음악가들은 그의 250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공연을 앞 다퉈 열고 있다.

두세기를 훌쩍 넘었지만 "베토벤의 교향곡은 매일 젊어진다. 당신은 연주를 하면 할수록 그 끝에 닿는 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고 말하고 있다.

베토벤 음악의 '영원한 현재성'은 어디서 왔을까. 그의 절제된 작품의 태도에서 비롯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베토벤은 청각장애라는 최악의 상황을 극복하고 200여곡을 후세에 선물하였다.

191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프랑스 작가 로맹 롤랑은 "영웅은 사상이나 힘의 승자가 아니라 순수하고 강인한 인물이다. 그 정점에 베토벤이 있다"고 했다.

베토벤은 절망과 환희를 노래했다.

자괴감이 들 때 교향곡 7번 2악장, 용기를 얻고 싶을 때 교향곡 5번 3~4악장, 낭만에 젖을 때 피아노 소나타 8번 2악장, 쓸쓸 할 때 피아노 협주곡 5번 2악장을 듣게 한다.

베토벤은 수많은 기록을 가졌다. 그의 음악이 재료가 된 영화와 뮤지컬은 지금까지만 1200여개가 된다. 베토벤의 아버지는 따뜻한 아버지는 아니었다. 어렸을 적 폭력을 휘두르며 연주를 시켰다.

심지어 천재성을 부각하기 위해 7살 때 첫 연주를 6살이라고 속여서 연주를 하게 하였다. 음악가들은 베토벤을 일컬어 히말라야 같은 경배의 대상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특히 베토벤은 인류에 힘과 희망을 창작으로 남겼다.

그가 세상을 떠나는 장례식에는 2만여의 팬들이 추모하였다. 그가 이토록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답은 그의 창작에 대한 절제성에 있다. 선율의 시작은 불안과 고통을 품는다. 후반부는 의례히 자유와 환희, 카타르시스의 폭발이다.

그의 음악은 하나 같이 철학이 담긴다. 그의 정신은 고스란히 선율에 담겨 지금까지 전 세계인의 마음에 울려 퍼지고 있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은 지구상에 가장 많이 연주된 곡이다. 연말에는 대부분 국가에서 연주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6년 동독과 서독에서 공동 선수단을 꾸려 멜버른 올림픽에 참가 할 때도 이곡으로 함께 행진했다. 베토벤은 연주 몸값을 스스로 정하고 배당 조건을 내건 협상의 지혜도 가졌다.

1814년 청력을 잃은 베토벤은 두 남동에게 유서를 남겼다. '하일리 겐슈타트 유서'다.

그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절망에 빠져 자살하고 싶었다" 하지만 고통을 초월한 그는 이렇게 덧 붙였다. "오직 예술, 그것만이 나를 붙들었다."

오늘은 교향곡 9번곡을 듣자. 베토벤의 연주는 지구를 떠도는 생명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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