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지사는 이날 오후 민병희 강원도교육감과 함께 국회 정론관을 찾아 "우리가 바로 UN 올림픽 휴전 결의안의 주체이며 동시에 이를 실천할 주체"라며 "나라 안에서의 올림픽 휴전, 우리끼리의 휴전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특히 "평화 올림픽을 치르는 유일한 길은 북한의 참가다"며 "올림픽 휴전은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의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아니다"라며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평양올림픽'이라고 여권에 공세하는 야권에 호소했다.
최 지사는 또 "참가가 결정된 만큼 세계인들의 축복 속에서 올림픽이 개최되기를 염원한다"며 "특별히 국내 정치권 및 언론이 평화올림픽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가 바로 유엔 올림픽 휴전 결의안의 주체이며 동시에 이를 실천할 주체다"며 "나라 안에서의 올림픽 휴전, 우리끼리의 휴전을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올림픽 기간 동안이나마 정치·군사적 갈등이 해소되는 것에 안도감을 가졌다"며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한반도에 평화가 길게 자리 잡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기자회견 이후 이어지는 질의응답에서 자유한국당의 '평양올림픽' 발언 등과 관련 "일종의 프레임으로 레드컴플렉스를 자극하는 단어"라며 "가능하면 우리 강원도민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정한 공식 명칭인 평창 올림픽을 써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남북단일팀 구성에 문제가 있다며 IOC·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등에 서한을 보낸 나경원 한국당 의원에 대해서는 "북한 참가도 같이 노력했고 강원도 명예 도지사여서 개인적으로는 좀 섭섭하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함께해달라"고 촉구했다.
최 지사는 이날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이정미 정의당 대표·심기준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원도당 위원장) 등을 두루 예방했다.
최 지사는 김성태 원내대표를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은 민주당의 도지사가 아닌 강원도민을 대표해서 온 것"이라며 "평창 평화올림픽이 정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세계적인 축제가 되도록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세균 국회의장님 대신 김교흥 사무총장 만나서 오는 2월2일 평창 올림픽을 일주일 전후로 해서 '올림픽 휴전을 시작하자' '여야 정쟁을 중단하자'고 부탁드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최 지사는 또 홍준표 한국당 대표나 국민의당·바른정당 등 다른 야당 인사들을 예방하는 것에는 "(예방하겠다고) 요청했더니 다들 지방에 계시다고 해서 못 만났다"며 "또 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병희 강원도교육감도 최 지사와 함께 발표한 호소문에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둘러싸고 정쟁이 깊어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정쟁을 중단하고 평화로운 축제를 만들어주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다 음은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평화 올림픽 호소문.
'평화 올림픽'을 간절히 호소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평창 동계 올림픽에 함께 해 주시는 국민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은 대한민국 전체의 축제이고 한민족 전체의 축제이고 더 나아가 전세계인들의 축제이지만 개최지 현지에 살고 있는 강원도민들로서는 더 설레고 더 마음이 들뜨는 것이 사실입니다. 동시에 걱정도 더 많고 마음고생도 더 클 수밖에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이제는 지나간 일이지만 우리가 올림픽을 유치하고 준비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올림픽에 임박해서 진행된 국내 정치적 격동과 동북아 더 나아가 세계적 긴장 상태로까지 발전한 군사적 갈등을 특히 강원도민들은 크게 마음을 졸이며 지켜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최근에 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게 됨으로써 올림픽 기간 동안이나마 정치 군사적 갈등이 해소되는 데 대해 너무나 큰 안도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이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서 한반도에 평화가 길게 자리 잡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올림픽은 ‘올림픽 휴전’과 같은 말입니다. 올림픽 창설 과정을 보면 휴전이 올림픽 자체보다 오히려 더 우선입니다. 즉 휴전을 위해 올림픽을 연 것입니다. 작년 11월 대한민국의 주도로 UN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이 잘 지킬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남한과 북한간에 또 미국과 북한간에 그리고 동북아 국가들 간에 그리고 전 세계의 분쟁 당사자 간에 지켜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앞서 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주도한 우리 내부에서 먼저 지켜져야 합니다. 국내의 각 정파, 정당들에 대해 올림픽 휴전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올림픽 휴전은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의 정치적 공방의 소재가 아닙니다. 올림픽의 존재이유이고 인류 보편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우리 강원도는 세계 유일의 분단도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최초의 전사자가 난 곳이 강원도이고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도 강원도이고 전쟁에 나서서 숨지고 다친 사람이 많은 곳도 강원도입니다. 실향민들이 고향에 갈 날을 기다리며 모여 살고 있는 곳도 강원도입니다. 지금도 분단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곳도 강원도이고 남북간에 긴장이 높아지면 즉각적인 경제적 피해를 입는 곳도 강원도입니다. 그래서 평화에 대한 열망이 말할 수 없이 큰 곳도 강원도입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맞아 평화에 대한 열망이 커진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강원도지사의 첫 번째 임무는 강원도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입니다. 도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평화를 지키는 것입니다. 저는 강원도의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걸 준비가 돼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도 포함돼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치러야 합니다. 평화 올림픽을 치르는 유일한 길은 북한의 참가입니다. 북한이 평창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그야말로 환영할 일입니다. 그리고 기왕 참가가 결정된 만큼 세계인들의 축복 속에 그야말로 축제로 치러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특별히 우리 정치권과 언론이 평화 올림픽에 함께 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바로 UN 올림픽 휴전 결의안의 주체이며 동시에 이를 실천할 주체입니다. 나라 안에서의 올림픽 휴전, 우리끼리의 휴전을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평창은 평화로울 평, 번창할 창 즉 평화와 번영이라는 뜻입니다. 감사합니다. 평창에서 뵙겠습니다.
2018년 1월 25일
강원도지사 최문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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