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마을 주민들 사이에 암 발생률이 높아 논란이 됐던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에 대해 국립환경과학원이 역학 조사에 나선다. 마을 인근의 유기질 비료 제조 공장이 암 발생의 원인인지를 밝히는 게 조사의 핵심이다.
또 환경부는 인천시 서구 왕길동의 사월마을에 대한 건강영향조사도 내년 1월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 지역은 순환 골재 등 폐기물을 처리업체 28곳이 들어서 있고, 이들을 포함해 소규모 공장 난립해 주민들이 환경오염으로 건강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는 곳이다.
환경부는 29일 전북 익산시 함라면 소재 장점마을과 인천시 서구 왕길동 소재 사월마을 주민의 건강영향조사를 이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들 지역은 올해 7월 14일에 열린 제24차 환경보건위원회에서 환경오염으로 인한 주민건강영향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인정되어 주민들의 청원이 수용된 바 있다.
이에 환경부는 '환경보건법' 제17조에 따라 지역주민과 해당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민․관 공동조사 협의회를 구성하여 조사방안을 마련했고, 이를 토대로 12월 말부터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익산시 장점마을은 마을 인근의 유기질비료 제조공장에서 악취가 나는 등 오염물질이 주민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올해 6월 인근 지하수를 조사한 결과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가 검출되었고, 일부 가구에서는 질산성 질소가 먹는물 기준(10㎎/ℓ 이하)을 초과했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는 여러 개의 벤젠고리를 지닌 방향족 탄화수소로서 화학연료나 유기물이 불완전연소 시 발생하며 발암성이 있는 벤조피렌 등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장점마을은 국가 암등록 자료(2011년~2014년)에서 갑상선암을 제외한 모든 암 및 여성의 피부암 표준화 발생비가 전북 평균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한편 전체 45가구 80여명이 살던 장점마을에서는 2012년부터 주민 10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인천시 사월마을은 그간 순환골재공장 등 폐기물처리업체 28곳을 비롯해 소규모 제조업 등 각종 공장이 난립한 지역이다.
국립환경과학원과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5월 마을 인근의 토양을 조사한 결과 납(21.8~130.6㎎/㎏), 니켈(10.9~54.7㎎/㎏)이 전국 평균(각각 29.7㎎/㎏, 13.8㎎/㎏)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기 중 미세먼지의 농도(PM10 69㎍/㎥, PM2.5 33㎍/㎥)도 연평균 환경기준보다 높았다.
또한, 청원 신청 시 제출된 주민 건강자료에서 순환기계 질환(32명)과 내분비계 질환(16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장점마을과 사월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 설명회를 개최하여 환경오염 평가, 주민 오염노출 및 건강조사 등 조사계획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장점마을에서는 12월 29일 함라 천주교 신등리 공소에서 설명회가 열리며, 사월마을에서는 2018년 1월 중으로 주민설명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최민지 환경부 환경보건관리과장은 "이번 건강영향 조사를 통해 지역의 환경오염과 주민의 건강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앞으로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환경오염 문제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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