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김정현 기자 = “두렵다. 이 아픈 몸 이끌고 출근하라네. 사람 취급 안 하네. 가족들 미안해”
지난 5일 이같은 짧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슴을 끊은 서광주우체국 집배원 故 이길현 집배원의 유족과, 정치권, 시민단체들이 사망사고와 관련해 순직인정 등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유족들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업무 중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쳤음에도 우체국에서 공무중재해로 처리하지 않고 출근을 종용한 것이 자살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고인의 아들인 이동하씨는 “지난 22일 우정사업본부와의 합의가 타결됐다”며 “우정사업본부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스런 마음이라기 보다는 관을 메고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엄포를 놓고서야 합의한 모양새”라고 울분을 토했다.
유가족과 대책위는 지난 22일 우정사업본부와 ▲우정사업본부장 및 서광주우체국 관련자들의 담화문, 서면사과 발표 ▲유가족과 대책위가 요구한 인원으로 진상규명 ▲산재은폐 출근종용 책임자에 대한 사실관계 조사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순직처리에 대해 노력을 다할 것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작성한 상태다.
이씨는 “저희 아버지는 자살하신 게 아니라 사회적 타살로 돌아가시게 됐다. 업무상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공상처리되지 못하고 일반병가로 쉴 수밖에 없었고 반복된 출근종용에 극단적 선택을 하신 것”이라며 “아버지의 명예회북을 위해서 순직인정을 받을 때까지 발인을 하지 않고 장례도 치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정사업본부가 25일 5시까지 담화문 및 사과문을 발표하겠다 약속했다”며 “이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추혜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노조할 권리를 말하고 노조 가입을 권유하는 분인데, 그런 정부의 공무원 집단에서 일하는 사람을 사람 취급 안 하는 관행들이 이어졌고 급기야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최근 집배원 1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과로사하고 있는데 이건 정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