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4·3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했던 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최고위원 등 옛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지도부 회의를 '보이콧'했다.
세 명의 최고위원은 이날 손학규 대표에게 대표 재신임을 위한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손 대표는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 최고위원 등은 손 대표가 재신임 투표 제안을 받아들일 때까지 당분간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손 대표가 물러날 경우 동반 사퇴 한다는 데도 의견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지도부 책임론을 정면에 제기하며 당 지도부가 집단 반발하고 있는데 대해 손 대표가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이 된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손 대표는 당을 흔드는 시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면서 사퇴론을 일축했다.
한편 손 대표는 "집권여당의 노조 세력과 제1야당의 공안 세력은 다음 총선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무너질 것"이라며 "여야 균열 속에 중도 세력 입지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지역위원장, 당원들이 다음 선거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 충분히 이해된다. 다음 총선에서는 다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손 대표는 이어 "제3 세력으로 살아남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중간 지대, 중도 세력 확대로 새로운 주력군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말씀을 드린다"라며 "양극단 분열 정치를 끝내고 통합의 정치 세력으로 위상을 확보하면 총선 승리를 이끌고 대한민국 정치를 새롭게 발전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김연철 통일부·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데 대해 "이렇게 국회를 무시하고 어떻게 정국을, 정치를 이끌어갈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국회 무시하고 경제 엉망인데 정부여당은 선거 타령만 한다"라며 "탁현민 전 행정관을 홍보소통위원장으로 임명한다는 보도 등 친문 일색으로 선거대응 체제를 꾸리고 있다. 민생을 돌보지 않고 권력 구축에만 혈안"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손 대표는 "여러 개혁이 필요하지만 지금 반드시 필요한 것은 노동 개혁"이라며 "노동개혁 분위기를 만들어야 기업이 도망갈 생각하지 않고 투자할 의욕을 가지는데 큰 걱정이다. 민주노총의 폭력성이 날로 과격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민주노총에 대한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당을 수습하려는 손 대표의 노력에도 이날 회의에는 지도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체제 전환 등을 요구했던 하태경, 권은희, 이준석 최고위원이 불참해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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