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베트남 하노이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개각을 본격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인 장관들의 당 복귀로 개각 폭이 정부 출범 후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와 여권에 따르면 2차 미·북 정상회담 합의 실패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과 남북 경협 재개 등 남북 현안이 당분간 교착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국회 공전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개각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3.1절 기념식을 통해 향후 국정운영 방향을 밝힌 데다 내년 총선에 출마해야 하는 현직 장관들로서는 더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이 개각의 최적기라는 판단이다.
청와대는 지난달 말에 후보자 검증을 마무리 지었고, 검증 과정에서 한두 명의 결격 사유가 발견돼 재 추천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이어서 당장 이번 주에 개각을 발표해도 무리는 없을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는 부처는 주로 정치인 출신 장관들이 있는 곳이다.
김부겸 행정안전부와 김영춘 해양수산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그리고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출마가 유력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교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일찌감치 사의를 표명했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교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업무평가에서 2년 연속 '미흡' 평가를 받은 박상기 법무장관은 검·경수사권 조정 등 개혁과제 수행을 위해 유임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고, 이효성 방송통위원장도 교체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각 후보자로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중에 그동안 거론된 박영선·우상호 의원에 더해, 진영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법무부 장관으로 유력시됐던 박영선 의원은 차기 행안부 장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입각할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우상호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발탁이 점쳐지고 통일부 장관에는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내다 기초연금의 국민연금 연계 지급 정책에 반대해 장관직을 사퇴한 진영 의원도 행안부 장관 후보군에 포함됐다.
진 의원이 입각한다면 지난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인사를 발탁한다는 점에서 '협치 아닌 협치'라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진 의원 외에 행안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정채근 전 행정자치부 차관 등이 예상되고 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 대해서도 차기 총선 차출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후임으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국토부 장관 후보로는 국토교통부 2차관을 지낸 최정호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해수부 장관에는 해수부 정책자문위원장인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양수 현 차관, 유예종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등 다수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유영민 장관이 교체될 경우 정보통신부 차관을 지낸 4선의 변재일 의원이 후임으로 고려된다는 얘기도 들린다.
주일대사의 경우 전날 교체된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이수훈 현 대사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일대사 교체는 위안부 문제, 징용배상 판결, 초계기 갈등 등으로 한일 양국의 냉기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관계를 재정비할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역시 상반기 내에 교체될 것으로 전해졌다.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인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후임으로는 이석배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국회의원이나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주요 보직에 후보자로 떠오르면서 문재인 정부의 ‘돌려막기 인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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