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둔 26일 오전 서울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오늘 국무회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국가적 의미를 담아 백범기념관에서 열게 됐다"며 "친일을 청산하고 독립운동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출발"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부는 그동안 독립운동 역사를 기억하고 독립운동가를 예우하는 국가의 자세를 새롭게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이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된 뿌리가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이곳 백범기념관과 함께 후손들에게 독립운동 정신과 민주공화국 역사를 건설할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사업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 모두가 우리를 당당하게 세우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오늘 유관순 열사에게 국가 유공자 1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를 의결하는 정신도 같다"며 "유관순 열사는 3·1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16살 나이로 당시 시위를 주도하고 꺾이지 않는 의지로 나라의 독립에 자신을 바친 유관순 열사를 보며 나라를 위한 희생의 고귀함을 깨우치게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유관순 열사가 3·1 독립운동의 표상으로 국민에게 각인돼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1등급 훈장 추서의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추서가 3·1 독립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가보훈처의 독립유공자 포상현황에 따르면 김구·안창호·안중근 등 30명이 대한민국장(1등급)이고, 신채호 등 93명은 대통령장(2등급)으로 분류돼 있으며, 그동안 유관순 열사는 독립장(3등급)으로 분류됐다가 이번에 31번째 대한민국장 추서자로 두 단계 격상된 것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기록에 따르면 전쟁 시기를 제외하고 공공청사가 아닌 곳에서 국무회의를 여는 건 처음"이라며 "정부 최고 심의의결 기관인 국무회의를 백범 김구 선생과 독립투사, 임시정부 요인들의 높은 기상과 불굴의 의지가 실린 뜻깊은 장소에서 하게 되니 마음이 절로 숙연해진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기 한때 중국 정부 협조를 얻어 남북 공동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사업을 했었는데 찾지 못했다"며 "앞으로 남북, 혹은 남북중이 함께 공동 유해 발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더 의의가 클 뿐 아니라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100년 전 우리는 강대국의 각축 속에서 우리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식민지로 전락했지만 지금 국제 사회에서 우리 위상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도 달라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스스로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라며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있어 국제 사회가 우리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우리는 더는 역사의 변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넘어 새로운 100년이 시작된다"며 "새로운 100년을 다짐하고 열어갈 역량이 우리 안에 있다는 자긍심과 자신감으로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 전 이낙연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이 동행한 가운데 서울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를 비롯한 삼의사(이봉창·윤봉길·백정기) 묘역과 안중근 의사 등 독립운동가와 이동녕·조성환 선생 등 임시정부 요인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이에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고, 애국선열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라고 묘역 참배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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