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으로 이사, 망할 경우 인천으로)' 발언 파문으로 자유한국당을 탈당한 정태옥 전 대변인(현 무소속 의원)에 이어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57)이 15일 6·13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 "세월호처럼 완전히 침몰했다"고 비유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자유한국당의 대국민 사죄 퍼포먼스 장소로 이동하면서 취재진의 '의원총회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세월호처럼 완전히 침몰했잖아"라고 대답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통렬한 자기반성, 성찰이 우선돼야 하고 (혁신 방안을) 천천히 생각해야 한다"면서 "오늘 당장 결론 내린다고 설득력이 발휘되질 않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진짜 마음을 비우고 우리가 뭘 어떻게 해야 되느냐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의 이와 같은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예은아빠'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SNS 계정인 페이스북을 통해 "저X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그저 배가 침몰한 사고일 뿐"이라며 "그 안에서 어이없이 죽어간 아이들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위원장은 이어 "모두 다 배가 아니라 그 안에서 사투를 벌인 아이들을 보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아파하며 싸우고 있지만 저X들에게는 그런 거 보이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것"이라며 "그래서 저X들은 싹 다 사라져야 할 적폐잔당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도 "그냥 이 땅에서 사라져야할 세력일 뿐, 반성 같은 건 애초에 없는 것들", "진정한 잉여인간이 여의도에 있다니", "저렇게 아무 감정 없이 쉽게 내뱉다니, 차기 당 대표감으로 딱이네요" 등 여러 분노의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세 시간 반 가량 비공개 의원총회을 열고 당의 쇄신 방향에 대한 뜻을 모은 뒤 국회 로텐더홀로 나와 하얀 배경에 '잘못했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건 후 무릎을 꿇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한국당은 이날 사과문을 통해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라며 "다시 태어나겠다.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또 "국민께서는 합리적이고 품격 있는 보수정당을 원했지만 거친 발언과 행태는 국민의 마음이 한국당에서 더 멀어지게 했다"며 "당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책임을 전가하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자성했다.
이에 앞서 이날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민이 한국당을 탄핵했다. 한국당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도 "지난 10년 보수 정치에 책임 있는 중진들에게 은퇴해주십사, 그리고 책임져주십사 한다. 당을 살리는 일에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달라"며 "변화를 위한 몸부림과 도전에 대한 저항도 있겠지만 두려워 않고 가겠다. 선배님들이 이해해주시고 마음이 상하는 일이 있더라도 개인적으로 하는게 아니라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는 일이니 이해해달라"고도 전했다.
김무성 의원은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 분열된 보수 통합을 위해 바닥에서 헌신하겠다"며 6선 이후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17곳 광역단체장 중 2곳을 지켰을 뿐 14곳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내줬으며, 서울 25곳 구청장 선거에서도 서초구를 제외하고 모두 패했다.
또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12개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11개 지역에서 당선됐으며 한국당은 경북김천에서 유일하게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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