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 4월 "특정 정당에 매이지 않고 당파적인 진영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진정한 민생과 통합의 정치로 거듭나겠다"며 바른미래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6.12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똘아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는 12일 싱가포르에서 6.12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된 가운데 이날 밤 제주시청 앞에서 열린 선거일 전 마지막 유세 현장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을 '똘아이'라는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
원 후보는 "오늘 싱가포르에서 트럼프하고 김정은하고 회담하는 거 보셨느냐"고 물은 뒤 "누가 카톡으로 저한테 그렇게 보냈다. '또라이끼리 만나니까 일 저질렀지. 이것저것 쫀쫀하게 생각해가지고 어떤 역사적인 일을 헐 수 있겠냐'"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이어 "말이 좀 거칠어서 죄송하다. 이건 제 용어가 아니라 저한테 보내준 사람이 쓴 용어"라며 "중요한 것은 역사적인 일들을 만들어나가려면 작은 계산이 아니라 통큰 결단 통큰 담판을 통해서 역사를 만들어가야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후보는 또 "저는 이번 선거를 통해서 여러분이 저를 제주의 지도자로 다시 세워주신다면 김정은 트럼프 못지않은 통큰 정치로 여러분께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 사실이 알려지며 인터넷상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13일 오전 현안 서면 브리핑을 통해 "막말도 전염된다고, 자유한국당 출신의 무소속 원희룡 후보 역시 북미 두 정상에 대해 '또라이들'이란 입에 담기 힘든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면서 "지인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서둘러 수습했지만, 본인의 속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면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의심되는 심각한 발언이며, 나아가 평화의 섬인 제주도를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백 대변인은 또 6.12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성과가 없다'고 평한 것에 대해서도 "'위대한 순간'에도 '독설'로 재 뿌리는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 평화를 온몸으로 막기로 작정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백 대변인은 "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세기의 회담이란 '위대한 순간'에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온갖 독설과 막말로 재 뿌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제1야당 대표에게 대체 국익이란 무엇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백 대변인은 "북미정상회담으로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은 해체되었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토대가 마련되었다"며 "이렇듯 전 세계가 역사적 대전환을 맞이하는 상황에서, 홍준표 대표는 '아무 것도 없는 대실패 회담', '미국이 일방적으로 김정은에 놀아난 회담', '한반도의 안보가 벼랑 끝에 있다'는 등 모욕 수준의 막말과 독설을 내뿜었다"고 지적했다.
백 대변인은 이어 "백번 양보해서 국내정치 상황에 대한 막말은 무시할 수 있더라도, 한미동맹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까지 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를 범한 것"이라며 "평화를 온몸으로 막기로 작정한 것인가"라고 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백 대변인은 "더욱이 어제의 회담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부족한 부분을 계속 채워나가기 위해 후속회담을 하기로 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 여전히 평화를 반대하는 세력이 있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한반도의 냉전구조 해체가 안보장사로 기득권을 영위해 온 세력에겐 존립의 위기로 다가가겠지만, 새로운 시대를 인정하고 국익을 위해서 협력하는 것이 진짜 보수의 자세일 것이다.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에게 그 정도 기대를 하는 것이 사치가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i24@daum.net